[정치] 러, 이달만 최소 5번 北에 석유 내줬다…"유엔 제재 정면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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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군수품을 제공하는 등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에만 최소 5척의 유조선이 북한과 러시아를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싱크탱크 왕립연합군연구소 위성 사진을 단독 입수해 3월에만 최소 5척의 북한 유조선이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항구에서 석유를 실어 날랐다고 전했다. 위성상 보스토치니 항에서 북한 청진항으로 이동해 하역한 것으로 확인됐다. 3월 7일, 10일, 13일, 14일, 22일 등 총 다섯 차례 오갔다. 보스토니치 항구를 오가면서 국제법상 해상에서 반드시 켜야 하는 선박 위치 발신 장치도 끄고 운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선박 중 백양산 1호는 유엔이 지난 2018년 북한의 석유 밀수에 연루됐다고 파악한 선박이다. 조셉 번 왕립연합군연구소 연구원은 "유엔의 대북 제재 명단에 오른 선박은 석유 운송 뿐 아니라 외국 항구 입항 자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올해 러시아로부터 수송한 석유 규모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왕립연합군연구소는 문제의 선박들이 이달 옮긴 양만 12만5000배럴로, 유엔이 정한 연간 한도의 4분의 1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FT는 러시아가 북한에 바다로 석유를 직접 공급한 것이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는 북한의 정제유 수입량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또한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국가들에게 매월 30일까지 전달의 대북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했다. 북한에 석유를 보내는 국가는 주로 중국으로, 러시아는 유엔에 2020년 8월 이후 북한에 석유를 공급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휴 그리피스 전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조정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이런 석유 거래는 붕괴 직전인 유엔 대북 제재 시스템에 대한 정면 공격"이라며 러시아가 유엔 제재를 무시하고 북한에 직접 석유 공급을 시작하면서 북한을 견제하려는 국제적 노력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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