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일, 원유 서로 빌려쓴다
-
7회 연결
본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105분간 정상회담을 하고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한·일 양국은 원유·석유제품이나 액화천연가스(LNG)가 부족할 때 서로 빌려주는 ‘에너지 스와프’도 추진하기로 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에너지 수급 불안의 직격탄을 맞은 두 나라가 손을 맞잡은 것이다.
회담 직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은 핵심 에너지원인 LNG 및 원유 분야의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3월 체결된 ‘LNG 수급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양국 간 LNG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 또한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에너지 공급망 강화, 그리고 원유·석유 제품, LNG의 상호 융통과 스와프(교환) 거래를 포함한 일·한 양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로 뜻을 같이한 데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한·일 원유 스와프 구상은 양국의 장점을 합쳐 원유와 나프타 등 석유제품 공급망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의미가 있다. 한국은 원유를 석유제품으로 정제하는 능력이 일본보다 뛰어나고, 일본은 원유 비축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유, 석유제품의 스와프 및 상호공급과 관련된 민관 대화를 장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NG와 관련해선 세계 1, 2위 LNG 구매 기업인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제라(JERA)가 LNG 운반선 교환 등 협력관계를 구축해 온 것을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국제정세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우방국 간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첫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세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총리가 지난해 10월 취임했는데 벌써 네 번째 만났다”며 “한·일 간의 셔틀 외교의 진면목”이라고 했다.
“평화의 한반도” “북 핵·미사일 논의”…대북 관련 미묘한 온도차
이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선 “한·일 그리고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도 했다. 다만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에 대한 언급 없이 “일·미 동맹, 한·미 동맹”만을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와 북한 문제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고,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다카이치 총리는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핵·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북한 대응에 대해 논의했으며, 일·한, 일·한·미가 긴밀히 연계해 대응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북핵 공조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위한 지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언급도 했다. 다만 강유정 대변인은 사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했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일본 조세이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이 곧 시작된다”며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해 나가는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조세이탄광 유해 DNA 감정을 제외하곤 과거사 문제에 대한 논의는 추가로 이뤄지지 않았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