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다시 만난 ‘건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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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의 올 시즌 목표는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사진 NC 다이노스]

“건창모면 엔구행이지.”

요즘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팬들이 마법의 주문처럼 되뇌는 말이다. ‘건창모’는 건강한 구창모의 줄임말이다. 그의 별명이기도 한 ‘엔구행’은 ‘NC는 구창모 덕분에 행복하다’는 뜻이다. 조합하면 ‘구창모가 건강할 땐 NC가 행복하다’는 의미가 된다. 에이스로서 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좌완 구창모는 지난 16일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 6피안타 3볼넷 1실점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단순한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경기였다. 지난 2023년 4월 15일 SSG 랜더스전(8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이후 1127일 만에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에이스 다운’ 면모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신무기가 돋보였다. 좌타자를 상대할 때 다리를 거의 들지 않고 곧바로 스트라이드하는 변칙 투구 폼을 활용해 효과를 봤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우타자보다 1할 가까이 높던 이전과 달리 6명의 키움 좌타자를 상대로 3안타만 내줬다. 구창모는 “좌타자에게 혼동을 주려는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구창모는 자타공인 NC 간판이다. 창단 첫 우승을 이룬 지난 2020년 정규시즌에 9승 1홀드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두 차례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1.38을 찍었다. 2022년에는 데뷔 후 최다인 11승(5패, 평균자책점 2.10)을 거뒀다.

재능은 확실한데 내구성이 문제였다. 선발로 자리 잡은 2019년 이후 무려 11차례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팔꿈치, 팔 근육, 허리, 어깨, 햄스트링 등 다친 부위도 여러 곳이다. 왼 손목(척골)의 경우 피로골절이 심각해 수술까지 받았다.

역설적이게도 투수로서 구창모의 여러 강점들이 잦은 부상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의 투구 스타일은 왼손을 뒤로 뻗어 힘을 모으는 백스윙이 빠르고 간결해 디셉션(투구 숨김 동작) 효과가 크다. 시속 150㎞를 넘는 강속구 없이도 리그를 호령할 수 있었던 이유다. 대신 스윙이 크지 않다 보니 몸과 팔에 더 큰 부담이 간다. 구창모는 2020년 이후 매년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도 단 한 번도 규정 이닝(144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한 1년 6개월 동안 4경기만 던졌고, 2024년 6월 전역 후 1년 간 1군 등판이 없었다.

다행히 지난해 7월 회복세에 접어들어 올해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데뷔 첫 개막전 선발로 나선 두산 베어스전 5이닝 무실점 승리를 시작으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8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 중이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WAR·스탯티즈 기준)는 리그 투수 전체 6위(1.64)다.

앞선 7차례 등판에서 구창모는 경기당 투구 수를 90개 이하로 유지했다. 키움전에선 달랐다. 실점 위기에도 마운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에이스로서 제 몫을 했다. 선수 자신도 “7이닝 이상 투구는 오랜만이라 더욱 특별한 승리”라며 기뻐했다.

에이스로서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해 구창모는 프로 데뷔 10년 만에 비시즌 루틴을 바꿨다. 예년보다 한 달 빠른 지난해 11월부터 몸을 만들었다. 현재까진 성공적이다. 부상 없이 45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시즌 내내 160이닝 정도를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건창모’와 ‘엔구행’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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