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지옥의 ‘9주 연속’ 강행군…임성재는 왜 쉼 없이 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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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가 19일 열린 PGA 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 공식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말하고 있다. 사진 CJ그룹

“지금 당장 쉴 수 있다면요? 그냥 집에서 아무 생각 없이 누워있고 싶어요….”

임성재(28)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최근 두 달간의 살인적 스케줄 때문일 것이다. 4월 마스터스부터 단 한 주도 대회를 거르지 않았고, 남은 일정까지 더하면 무려 9주 연속으로 개근 도장을 찍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대표 선수치고는 무리하다 싶을 정도의 강행군. 이 사이 한국 대회도 뛰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단함의 강도는 배가 된다.

그렇다면 임성재는 왜 이렇게 쉼 없이 달리고 있을까. 미국 현지시간으로 19일,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크 랜치에서 만난 임성재에게서 그 답을 들었다. 더CJ컵 바이런 넬슨 출격을 앞둔 임성재는 “개막을 앞두고 손목을 다쳐 두 달 동안 대회를 뛰지 못했다. 지금은 몸만 따라준다면 어떻게든 나가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 “플레이오프까지 3개월 정도가 남았다. 그전까지 페덱스컵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떠돌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임성재를 두고 아버지 임지택(61)씨는 “한두 대회 정도는 쉬어도 괜찮은데 아들이 계속 출전을 강행한다”고 귀띔했다.

PGA 투어 진출 9년째를 맞는 올 시즌, 임성재는 출발이 좋지 않았다. 손목을 다쳐 1월과 2월 대회를 모두 건너뛰었다. 어렵게 복귀한 3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선 컷 탈락했다. 그러나 임성재는 보란 듯이 일어났다. 바로 다음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로 선전했고, 지난 11일 끝난 트루이스트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다투다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임성재는 “손목 상태가 좋아지면서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했다.

지난 몇 년간 한국 남자골프의 대들보 자리를 지켰던 임성재. 그러나 올 시즌은 출발이 늦어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현재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는 59위. 8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플레이오프 최종전) 진출을 위해선 30위권에는 들어야 안정적이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임성재의 최종 순위는 24위와 7위, 27위였다.

임성재는 “메인 스폰서가 주최하는 더CJ컵에선 항상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한다면 만족스럽게 경기를 마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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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와 김시우, 이경훈(왼쪽부터)가 19일 열린 PGA 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 공식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말하고 있다. 사진 CJ그룹

이번 대회에는 임성재와 같은 마음으로 뛰는 선수가 둘 더 있다. 김시우(31)와 이경훈(35)이다. 올 시즌 안정적인 경기력을 내고 있는 김시우와 지난해 왼쪽 고관절 부상에서 돌아온 이경훈은 임성재와 함께 CJ그룹의 후원을 받는다. 2017년 출범한 기존 더CJ컵에선 아직 한국 선수 우승이 없다.

1라운드에서 지난해 우승자인 스코티 셰플러(30), 2018년 챔피언인 브룩스 켑카(36·이상 미국)와 맞붙는 김시우는 “내가 우승한 지도 3년이 넘어간다. 메인 스폰서 대회인 만큼 꼭 우승하고 싶다. 특히 이곳은 댈러스 집에서 출퇴근해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이경훈은 “허리가 아파서 검진을 받았더니 고관절 부상 진단이 나왔다. 한국으로 돌아와 5개월간 수영을 비롯한 재활 훈련을 거쳤다”면서 “정말 지겨웠다. 동료들 경기를 보면서 빨리 채를 다시 잡고 싶어졌다. 병가를 냈음에도 기다려준 후원사 주최 대회인 만큼 좋은 성적을 내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대회가 열리는 TPC 크레이그 랜치는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쳤다. 기존의 조이시아 잔디를 새 모델로 교체했고, 페어웨이 폭을 좁혔다. 그린은 언둘레이션이 많도록 공사해 선수들의 원성을 샀다. 특히 올해 대회 기간에는 거센 비바람이 내내 예보된 상태라 그린 플레이가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 19일에도 폭우 속에서 벼락 경보가 계속돼 선수 대다수가 제대로 연습 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매키니(미국 텍사스주)=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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