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손찌검 당하고 머리채 잡혀”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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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6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안전 강화 기관장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에서 30대 연구원이 직장 내 갑질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노동 당국이 동시에 수사에 착수했다.

20일 충남금산경찰서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0시30분쯤 충남 금산군의 한 노상에 주차된 차 안에서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 소속 기간제 연구원 A씨(3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연구원 "손찌검당하고 머리채 잡혀"

사고를 수습하던 유족은 A씨가 거주지에서 사용하던 개인용컴퓨터(PC)에서 유서로 추정되는 문서를 발견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유서에는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과 함께 상급자로부터 손찌검을 당하고 머리채를 잡혔던 일이 기록됐다. 유족은 유서를 토대로 내수면연구소장과 가해자로 지목된 연구원 2명을 ‘폭행 및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18일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연구소 측이 괴롭힘을 알고도 이를 묵인했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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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경찰서는 직장 내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중앙내수면연구소 30대 연구원 사건을 수사 중이다. [사진 충남경찰청]

경찰은 고소장과 유족으로부터 넘겨받은 유서를 토대로 조사를 벌인 뒤 가해자로 지목된 연구원 2명과 연구소장에게 소환을 통보할 방침이다. 중앙내수면연구소에 대한 압수 수색도 검토 중이다.

경찰, 가해자 소환 통보·압수수색 검토

경찰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조만간 (가해자로 추정되는) 연구원 2명과 연구소 관계자에게 소환통보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수사와 별도로 노동 당국도 강도 높은 기획 감독에 나섰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0일 오전 광역노동기준감독과장을 비롯한 근로감독관을 현지로 보내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노동 당국에 따르면 숨진 A씨에게 갑질한 상급자는 2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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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재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실장이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에서 2026년 사업장 감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부는 근로감독을 통해 중앙내수면연구소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은 물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피해가 없는지도 철저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조직문화 전반과 근로 시간, 비정규직 차별 등 다른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도 조사할 대상이다. 특히 유서에 남겨진 ‘상급자의 손찌검과 머리가 젖혀질 정도로 머리채를 잡는 등의 반복적인 폭행’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노동부, 기획감독 착수…전 직원 조사

사건이 발생하자 국립수산과학원은 중앙내수면연구소장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수산과학원은 노동부 근로감독과 별도로 감사팀을 보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권영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30대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국가가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정한 조치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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