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PGA 투어 본부의 숨은 한국인…이주헌 국제선수관리팀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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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의 한국인 직원인 이주헌 국제선수관리팀장. 고봉준 기자
한국시간으로 21일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에는 김시우(31)와 임성재(28), 김주형(24), 이경훈(35), 노승열(35), 배용준(26) 등 모두 6명의 한국인이 출전한다. 그런데 범위를 넓히면 필드 바로 바깥에도 숨은 한국인이 한 명 더 있다. PGA 투어 본부에서 일하는 이주헌(31) 국제선수관리팀장이다.
선수 못지않은 까무잡잡한 피부와 유창한 영어 실력, 서글서글한 대인관계가 인상적인 이 팀장을 20일 대회장인 TPC 크레이크 랜치에서 만났다. 이 팀장은 “2023년부터 PGA 투어 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는 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들 지원이 주된 업무다. 규정 변화와 보상 문제 등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선수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중간에서 해결해 주는 일을 한다. 또, 프레지던츠컵 관련 지원 업무와 PGA 투어 진출을 원하는 선수들을 돕는 일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5년생인 이 팀장은 태어나자마자 한국을 떠났다.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초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돌아와 고등학교 과정까지 국내의 한 국제학교에서 마쳤다. 이후 미국 에머리대학교에서 학업을 마친 뒤 e스포츠 구단(에코 폭스)과 미국프로풋볼(NFL) 사무국을 거쳤다.
골프와의 만남은 운명 반, 우연 반이었다고 한다. 이 팀장은 “두 살 때 미국 사회보장번호(SSN)를 얻어야 했는데 당시 아버지께서 한창 골프를 좋아하셨다. 마침 TV로 보던 디오픈에서 저스틴 레너드(54·미국)가 우승해 영어 이름을 저스틴으로 지어주셨다”면서 “나는 사실 성인이 된 뒤에도 골프를 즐기지 않았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막히면서 골프를 시작하게 됐고, 2023년 PGA 투어 직원 모집 공고를 접해 진로를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PGA 투어의 한국인 직원인 이주헌 국제선수관리팀장. 고봉준 기자
이 팀장은 PGA 투어에서 뛰는 국제선수들을 전반적으로 담당한다.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 법. 한국에서 온 투어 프로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면 두 발 벗고 나선다. 최근에는 동갑내기 선수인 이승택(31)의 데뷔를 도왔다. 이 팀장은 “매년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선수 비중에서 한국은 잉글랜드 다음으로 많은 몫을 차지한다. 또, 이번 더CJ컵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처럼 한국 기업이 후원하는 대회도 있다.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느낀다”고 웃었다.
물론 업무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1년 중 35주는 출장이고, 주말도 대개 반납해야 한다. 프레지던츠컵 같은 대회에선 과거의 주무처럼 잡일을 봐야 하는 경우도 많다.
벌써 주변에서 결혼이 늦어질까 걱정을 받는다는 이 팀장은 그럼에도 “NFL도 최고라고 할 수 있지만, 조금 더 세계적인 스타들이 많은 ‘일류 기관’ PGA 투어에서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더욱 바빠졌으면 한다. 한국 선수들이 계속 진출해 내 할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매키니(미국)=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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