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황 “과거 교회가 노예제 사실상 용인…진심으로 용서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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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공지능(AI)의 부상을 중심으로 다룬 레오14세 교황의 첫 번째 회칙 발표회 중,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의 공동 창립자인 크리스토퍼 올라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과거 가톨릭교회가 노예제를 묵인하고 사실상 정당화했던 역사적 잘못을 처음으로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교황은 25일(현지시각) 반포한 새 회칙 ‘마니피카 후마니타스’(MagnificaHumanitas·위대한 인간성)를 통해 과거 노예제 확산을 막지 못한 교회의 과오를 고백했다.

교황은 “인류 역사 속 노예제라는 거대한 재앙을 규탄하는 데 사회와 교회 모두 너무나 늦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가톨릭교회를 대표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교황은 교회가 노예제에 깊숙이 연루되었던 어두운 과거를 가감 없이 들추어냈다.

회칙에서는 “고대와 중세 시절에는 심지어 교회 소유의 기관들마저 노예를 거느리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로마 교황청이 과거 유럽 군주들의 청을 받아들여 인간 예속을 정당화해 주었고, 특정 시기에는 이교도들을 노예로 삼을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기도 했다"며 교황청의 역사적 책임을 통렬히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과거 선종한 교황들이 가틀릭 신자 개인들이 대서양 노예무역에 가담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적은 있었다.

그러나 유럽 제국주의 세력이 영토를 확장하고 이교도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교황청이 직접 노예화 승인 칙령을 내려 정당성을 부여했던 구조적 본질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한 교황은 레오 14세가 처음이다.

이번 노예제 관련 사과는 최근 급부상한 디지털 경제 체제 속에서 벌어지는 노동력 착취 문제를 새로운 형태의 ‘현대판 노예제’로 규정하고 비판하는 맥락에서 언급됐다.

외신들은 이번 발표를 두고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AP통신은 “그동안 미국 내 흑인 가톨릭 신자들과 인권 활동가들은 식민지 개척 시대에 교황청이 인신매매를 방조하고 지원했던 역할에 대해 진정성 있는 속죄를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며 “이번 레오 14세 교황의 용단은 이러한 역사적 요구에 교황청이 전향적으로 응답한 기념비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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