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UAE, 먹잇감으로 보지마라” 만수르도 복종하는 스트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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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환영식에 참석했다. EPA=연합뉴스
UAE(아랍에미리트연합)를 손쉬운 먹잇감으로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UAE의 겉모습에 속지 마라. 우리는 결코 만만한 먹잇감이 아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對)이란 전쟁을 일으킨 지 약 일주일째였던 지난 3월 6일(현지시간). UAE의 대통령이자 아부다비의 군주(아미르)인 모하메드 빈 자야드 알 나흐얀(65, 약칭 MBZ)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부상을 입은 민간인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 UAE는 개전 이후 이란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다.
MBZ는 손을 잡거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따스한 눈빛으로 환자들을 위로했다. 그러나 뒤돌아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차가운 눈빛이었다. 그리고 적들을 향해 경고했다. UAE를 만만한 먹잇감으로 보지 말라고.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와 천문학적 오일머니를 굴리는 아부다비 국부펀드를 보유한 중동의 관광·무역 허브. 주변 걸프국들의 분쟁 속에서도 돈과 사람이 안전하게 머무는 ‘피난처’. 이란 전쟁은 이런 UAE의 명성을 시험대에 올려놨다.
지난 3월 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한 병원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만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기적의 드라마, 왕위 등극
MBZ는 1961년 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에미리트) 중 하나인 아부다비에서 훗날 UAE 건국 대통령이 되는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의 열아홉 아들 중 셋째로 태어났다. 그는 본래 왕위와 거리가 멀었다. 어머니가 세 번째 부인이었고, UAE의 제2대 대통령이자 아부다비의 군주를 지낸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등 어머니가 각각 다른 이복 형이 둘이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어머니 파티마 빈트 무바라크 알 케트비의 강력한 지원 아래 UAE와 아부다비에서 실권자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총애받던 부인이었던 파티마가 아들의 ‘킹 메이커’를 자처하며 막후에서 아들의 앞길을 막을 인사들을 숙청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덕분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구단주로 유명한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55)을 포함한 MBZ의 다섯 동생들이 MBZ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도록 철저히 단속한 것도 파티마였다.
이 같은 지원에 힘 입어 MBZ는 아부다비 공군 사령관, UAE군 부총사령관 그리고 아부다비 부왕세자까지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리고 아버지가 사망한 2004년 드디어 왕세자에 올랐다. 이복 형 칼리파가 사망한 2022년에는 UAE 대통령 겸 아부다비 군주로 등극하며 극적인 서사를 완성했다.
지난 3월 16일(현지시간), 이란의 걸프국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화재로 연기가 치솟는 모습. 멀리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부르즈 칼리파(오른쪽)가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석유의 혜택은 영원하지 않다. 미래를 대비해라.
MBZ가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는 매주 금요일마다 열아홉 명의 아들을 모아 놓고 왕국과 통치술에 대해 가르쳤다.
이때 아버지는 종종 에어컨을 껐다고 한다. UAE는 여름철 혹서기에 최고 기온이 50도에 달하기도 하는 무더운 나라다. ‘석유 붐’이 있기 전 사막에서 태어나 검소하게 자란 베두인족 출신인 MBZ의 아버지는 에어컨을 끄는 행동을 통해 아들들에게 출신을 상기시키고 싶었다. 무엇보다 석유 붐 이후 왕국을 지킬 방법을 고민하게 하고 싶었다.
UAE는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의 연대체)를 탈퇴했다. “이제 우리의 국익이 요구하는 방향에 집중할 때가 됐다”면서다. 어릴 적 아버지의 가르침을 드디어 실천하기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그 이면엔 사우디아라비아가 맹주로 군림하고 있는 중동의 기존 질서를 뒤흔들겠다는 MBZ의 야심이 숨어 있다. MBZ는 자신이 꿈꾸는 대로 ‘중동의 트럼프’이자 ‘아랍의 스트롱맨’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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