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900억짜리 ‘트럼프 팔순 잔치’…백악관 앞마당 UFC 경기장 공사중

본문

btac4cdb9e233475e1861c6cf83704bcd4.jpg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남측 잔디밭에 UFC 경기장을 짓고 있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6월 14일 열리는 UFC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AP=연합뉴스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리는 행사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향에 맞춰 80세 생일을 축하하는 이벤트일까. 백악관에 짓는 이종격투기(UFC) 경기장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AP·AFP통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사우스론)의 UFC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중장비가 거대한 금속 아치 구조물을 들어 옮기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기장은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트럼프가 기획한 UFC 무대다. UFC 측은 일리아 토푸리아와 저스틴 게이치가 맞붙는 라이트급 챔피언전을 비롯해 총 6개 경기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회에는 ‘UFC 프리덤 250’이란 이름을 붙였다. 행사일인 6월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이다(독립기념일은 7월 4일).

트럼프는 지난 6일 백악관 집무실로 UFC 선수들을 초대해 대회를 홍보했다. 백악관 잔디밭 한복판에 팔각형 모양 UFC 경기장을 설치한 조감도도 공개했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대회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인원이 4500명이며, 경내 바깥에 설치한 스크린을 통해서도 최대 10만 명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사우스론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이 아끼는 공간이었다. 때로 역사의 무대이기도 했다. 1974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사임을 발표한 뒤 사우스론에서 군용 헬기에 탑승하며 ‘브이(V)’ 포즈를 취하고 백악관을 떠난 장면이 대표적이다.

AP는 이란 전쟁으로 물가 부담이 큰 가운데,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백악관 마당에서 치르는 ‘트럼프 쇼’를 두고 우려를 제기했다. UFC 측은 대회 비용을 최소 6000만 달러(약 900억원)로 예상했다. 기업 후원 등을 통해 비용의 절반가량을 회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UFC 측이 비용 전액을 부담하며, 미국 납세자의 세금은 한 푼도 쓰지 않는다고 AFP에 전했다.

bt8dce1a15f45bc934efe8d937099c5327.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UFC 경기장 조감도를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골프광’ 트럼프는 UFC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강렬하게 상대를 압도하는 방식의 UFC가 트럼프 특유의 협상 방식과 닮았다는 분석이 있다. 트럼프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인 2000년대 초반, UFC가 비주류 스포츠였던 시절에도 자신의 호텔 카지노에서 UFC 경기를 열도록 허용하며 재정적·상징적으로 지원했다. 주요 경기마다 VIP 관객으로 직접 참관했다.

대통령에 취임한 뒤로도 지난해 4월 상호 관세를 발표한 직후, 지난해 6월 불법 체류 단속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한창일 때, 이란과 첫 종전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달 11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UFC 경기장을 찾았다. 오히려 경기 관람을 돌파구로 삼는 듯한 모습이었다.

트럼프가 UFC를 정치에 활용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UFC 관중에서 남성·청년·비(非) 엘리트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서다. 트럼프 핵심 지지 기반과 겹친다.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맡기도 했다. UFC 관련 인사가 정계로 진출하기도 한다.

전쟁이나 경제 정책 등 논란이 불거지는 사안에 대해 스포츠 행사를 이용해 지지층을 강화하고, 대중의 시선을 돌리는 ‘콜로세움 정치’ 전략의 일환이란 분석이 나온다. 디애틀랜틱은 “(트럼프의 UFC 관람은) 고대 로마의 ‘빵과 서커스’ 전략을 연상시킨다”며 “대중의 관심을 오락으로 돌리고 정치적인 지지를 확보하는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4,715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