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곳간 비는 유엔 8월 파산설…미·중 분담금 7조원 안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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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UN)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예산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미국과 중국이 분담금을 내지 않거나 늦게 내면서 8월이면 갖고 있던 현금이 동이 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31일(현지시간) 유엔에 따르면 유엔 행정예산위원회는 지난달 7일 발표한 재정 보고에서 “현금 사정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잔고가 8월 중순 고갈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이 파산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재정적 붕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재정난의 원인은 미국과 중국이다. 유엔 예산의 22%를 분담하는 미국은 현재 총 42억8000만 달러(약 6조4000억원) 이상의 분담금을 체납하고 있다. 체납 규모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후 급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엔 규정상 체납액이 직전 2년 치 분담금을 넘어설 경우 총회 투표권이 박탈된다”며 “체납이 이어지면 미국은 2027년 투표권을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20%를 분담하는 중국도 유엔을 애태우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평화유지 비용으로 8억44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의 분담금을 유엔에 냈지만, 여전히 4억5500만 달러(약 6900억원)를 내지 않고 있다. 또 2021년까지는 매년 4~5월쯤 분담금 납부를 마쳤지만, 2022년에는 10월, 2023년에는 11월, 2024년에는 12월로 납부 시점도 늦추고 있다.
양국의 분담금 체납은 ‘유엔 길들이기’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부터 유엔 무용론을 펴며 세계보건기구(WHO) 등 유엔 산하 기관 수십 곳에서 탈퇴했다. 중국도 유엔 인도주의 관련 프로그램에는 최소한의 자금만 지원하고, 유엔 예산위원회에 인권 관련 예산 삭감을 압박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 정부들의 긴축 정책, 우경화 등으로 다른 국가에서도 분담금 납부가 줄어들고 있다.
재정난은 유엔 무용론에 불을 더 지필 수 있다. 유엔은 우크라이나·이란 전쟁에선 중국과 러시아, 가자지구 전쟁에선 미국 등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에 막혀 아무 대응을 못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자금 고갈 피해가 기아 등으로 고통받는 국가들에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유엔은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분쟁 지역 병력 철수에 속도를 내고 평화유지 활동 비용도 대폭 삭감했다. 식량 구호 프로그램 등이 마비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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