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300만명 사망’ 태평양전쟁보다 최악이다…日 덮친 인구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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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증권회사 전자 주가판 앞을 지나가는 고령 여성. AP=연합뉴스

일본의 인구 감소세가 최악의 수준으로 가팔라지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5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 총인구는 1억 2304만 9524명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20년 조사 때보다 309만 6575명(2.5%)이 감소한 수치로, 1920년 인구 센서스를 시작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20세기 이후 일본에서 인구가 5년간 300만명 이상 자연 감소한 것은 태평양전쟁(1941~1945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 당시 군인 약 200만명과 민간인 약 100만명 등 300만명이 사망했다.

숫자만 보면 태평양전쟁과 비슷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당시 5년 만에 300만명이 사망한 것은 전쟁이라는 사건으로 인한 일시적 충격에 가까웠다면, 현재 일본의 인구 감소는 구조적 악순환에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태평양전쟁이 끝난 후 급속한 경제 회복과 함께 베이비붐을 맞아 총인구가 15.3% 증가하며 반등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현재 일본은 저출산과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한 번 시작된 감소 추세가 스스로를 강화하는 형태로 굳어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 인구의 감소세는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일본 인구는 2010년 1억 280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조사(2010~2015년)에서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섰다. 당시 감소율은 0.7%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2.5%를 기록했다. 5년 만에 감소세가 약 3배가량 빨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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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이래 일본의 인구 증감율 추이. 자료: 일본 총무성 통계국 국세조사

악순환의 중심에는 급격한 고령화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14세 이하 청소년 인구는 전체의 11.2%에 그쳤지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29.4%에 달했다.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이 고령층인 셈이다. 출산 가능 연령대 인구 자체가 빠르게 줄면서 새로 태어나는 아이보다 세상을 떠나는 고령자가 많아지고, 그 결과 자연 감소가 더욱 가속화되는 구조가 자리 잡은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출산을 담당할 세대가 얇아지기 때문에, 특별한 반전 요인이 없는 한 감소 폭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도 위기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24년 출범한 ‘인구전략회의’는 2100년까지 일본 인구를 8000만명대 수준에서 안정화하는 장기 전략을 제안했다. 인구를 다시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급격한 붕괴 대신 안정적이고 질서 있는 인구 감소를 유도하는 ‘연착륙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엔 경고가 될 수 있다. 한국은 2010년 4941만명, 2015년 5107만명, 2020년 5183만명 등 전체 인구 자체는 여전히 늘고 있다. 하지만, 합계 출산율은 2025년 0.8명으로 일본(약 1.2명)의 3분의 2 수준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023년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에 따르면 한국 인구는 2024년 정점을 찍은 뒤, 2025년부터 감소로 전환해 2030년에는 5131만명, 2072년에는 3622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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