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년 역설…‘젊치인’ 3배 늘었는데, 투표율은 20년만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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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치에 도전하는 ‘젊치인’(젊은 정치인)이 늘고 있지만 청년 유권자들은 오히려 투표소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이 청년 후보를 전면에 내세우고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젊치인 3배 늘 때, 청년 투표율 20년만 최저치
김경진 기자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전국동시지방선거(교육감ㆍ교육의원 제외)에서 당선한 만 39세 이하 청년 정치인은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당시 127명에서 제8회(2022년) 416명으로 8년 새 약 3.3배로 뛰었다. 이 기간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중 청년 비율도 6.2%(551명)에서 9.7%(725명)로 약 1.6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수요자인 청년 유권자의 반응은 차가웠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청년 투표율은 53.2%였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선 36.9%로 16.3%포인트 떨어졌다. 2002년 제3회 선거 당시 35.5%를 기록한 이후 20년 만의 최저치다.
지방선거 단체장급 청년 당선자 ‘0명’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청년 정치인 수는 늘었지만, 이들이 정치를 주도할 만큼 아직 내실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4~8회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시도지사ㆍ군수)급 청년 당선자는 한 명도 없었다. 8회 지방선거에서 6회 선거 대비 기초의원급인 구ㆍ시ㆍ군의원 청년 당선자가 88명에서 285명으로 약 3.2배로 급증한 것과 대비된다.
이를 두고 청년 정치인들이 독자적 정치를 펼치기보다는 여전히 기성 정치인들의 들러리 역할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수도권에서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 20대 후보는 “공천권이 있는 지역위원장은 보통 그 지역구 국회의원이 맡게 되는데, 비서관이나 정책특보를 맡았던 청년을 기초의원으로 공천하는 경우가 많다”며 “청년이 정치에 진출하려면 이런 인맥이 중요하다 보니 윗사람의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당 우선, 정책 개발은 후순위”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기반이 별로 없는 청년 정치인들이 정당의 이해관계에 휩쓸리며 정책 등에서 청년들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지지 정당이 뚜렷하지 않은 청년 유권자들이 정당 논리에 매몰된 청년 정치인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한 30대 구의원은 “정당 내 조직활동을 하고 관계를 맺는 게 우선순위가 되고, 지역 의제 발굴과 정책 개발은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아 의정활동에서 아쉬움이 컸다”고 토로했다.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년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월세 부담을 어떻게 낮출 것인지’ ‘결혼ㆍ출산을 결심할 만큼 생활 기반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등 구체적인 반면 청년 후보들의 공약은 ‘청년 일자리 확대’ ‘창업 지원 확대’ 등으로 추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청년정책 플랫폼 ‘열고닫기’가 4월 28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청년 유권자 4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청년 유권자의 44.7%는 “지지 정당보다 좋은 공약을 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청년 교육 시스템 부재 “기존 정책 짜집기 많아”
정당 차원에서 청년을 교육할 시스템도 사실상 부재한 상황에서 짧은 정치 경력을 갖고 처음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청년 후보일수록 각자도생해야 하는 실정이다. 서울 강동구의원 후보 김현우(35)씨는 “정당 차원에서 청년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지역정치 교육, 정책 실습이 필요하지만 이런 것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에서 중앙당의 목소리만 따라가기보다 지방정치에 뛰어든 청년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청년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떠나기보단 정계에 적극적으로 요구사항을 외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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