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오스틴 눈앞에 100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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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잠실 KIA전에서 시즌 12호 홈런을 터트린 LG 오스틴 딘. 사진 LG 트윈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거포 오스틴 딘(34·미국·등록명 오스틴·사진)이 구단 역사상 첫 홈런왕, 더 나아가 첫 MVP에도 차분히 다가서고 있다.

오스틴은 지난달 30일 열린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2-0으로 앞선 3회말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펀치력을 뽐냈다. 이튿날에도 1-1 동점이던 5회 잠실구장 외야석 상단에 꽂히는 초대형 아치(비거리 140m)를 그렸다. LG는 KIA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정규시즌 일정을 3분의 1 가량 진행한 현재 오스틴은 타율 7위(0.336), 홈런 2위(13개), 타점 6위(41개)에 랭크돼 있다. 이른바 ‘클래식 스탯’에선 10위권 안쪽에 두루 이름을 올린 정도지만, 비율 기록 부문에선 단연 눈에 띈다. OPS(장타율+출루율·1.020)와 wRC+(조정 득점 창출·182.4·스탯티즈 기준) 모두 1위다.

오스틴은 LG의 오랜 외국인 타자 수난사를 끊어낸 ‘효자’다. 지난 2023년 입단하자마자 맹활약하며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년 연속 30홈런을 넘겼고, 올해 13개를 보태 통산 홈런 99개로 세 자릿수까지 단 하나 만을 남겨뒀다.

특히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홈런 선두 김도영(KIA·14개)을 1개 차로 추격 중인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LG는 전신 MBC 청룡 시절을 포함해 홈런왕을 배출한 적이 없다. 오스틴은 “100호 홈런 고지에 가급적 빨리 오르고 싶다. 엄청난 영광이자 축복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도 “홈런왕 타이틀은 욕심 내지 않기로 했다. 팀이 먼저고, 승리가 중요하다. (경쟁자인) 김도영 또한 훌륭한 타자”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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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00홈런에 1개만을 남겨둔 LG 오스틴 딘. 김효경 기자

오스틴이 롱런하는 배경에는 성실함과 밝은 성격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팀 동료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고, 구단 스태프들이 제공해주는 전력 분석도 꼼꼼히 챙긴다. 헬멧과 사인에 십자가를 그려 넣는 신실함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나는 두 번째(I am second)’라 쓰인 손목 밴드를 보여주며 “내 삶에 신이 첫 번째라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라운드에선 무시무시한 홈런을 펑펑 때려내지만, 4살 난 아들 댈러스와 캐치볼을 하는 시간을 가장 소중히 여길 정도로 가정적이다.

평소 입버릇처럼 “LG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에겐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되는 잠실구장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LG와 두산 베어스는 내년부터 잠실주경기장을 임시로 사용한 뒤 2032년부터 신축경기장(돔구장)에 입주할 예정이다. 오스틴은 “내 나이를 고려하면 새 구장에서 뛰긴 어렵겠지만, (미국에 돌아가더라도) 꼭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은 사상 첫 ‘LG 소속’ MVP에도 도전한다. LG는 통산 네 차례 우승했지만, 정규리그 MVP는 배출하지 못했다. 최근 우승한 2023년과 2025년에도 MVP의 영예는 에릭 페디(당시 NC 다이노스)와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에게 넘겨줬다. LG가 올해도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다면 이번 만큼은 오스틴의 수상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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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선두 행진을 이끌고 있는 오스틴. 사진 LG 트윈스

오스틴이 중심타선으로 나서는 LG는 2일부터 수원에서 KT 위즈와 맞닥뜨린다. 1·2위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이다. 선두를 지키려면 승리가 절실하지만, 올 시즌 KT를 상대로 1승 4패로 열세라 마음을 놓을 수 없다. LG 팬들은 오스틴의 통산 100번째 홈런포가 팀 승리의 발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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