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5안타로 몸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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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1일 콜로라도 원정경기에서 6타수 5안타로 폭발했다. 2024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자 역대 한국인 빅리거 최초의 5안타다. 최근 허리 경련 증세로 잠시 이탈했던 이정후. 복귀전으로 치른 이번 3연전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뜨거운 6월 레이스를 예고했다. [AP=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린다. 해발 1600m 고지대에 위치한 이곳에선 상대적으로 낮은 공기 밀도 탓에 ‘비거리의 마법’이 발생한다. 평범한 외야 플라이성 타구가 쭉쭉 뻗어나가 담장을 훌쩍 넘기며 홈런으로 둔갑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한국인 외야수 이정후는 1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없이 주목 받았다. 무려 5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고지대 효과’에 기대지 않고 정확한 타격감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정후는 여섯 차례 타석에 서서 그 중 다섯 번을 안타(2타점 1득점)로 장식했다. 메이저리그 한국인 타자 계보의 출발점이자 개척자로 불리는 최희섭을 시작으로 추신수, 강정호, 김하성, 최지만 등 여러 선수들이 인상적인 안타를 때려냈지만, 단일 경기 5안타는 최초다. 지난 2024년 역대 27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이자 12번째 타자로 태평양을 건넌 이정후가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운 순간이었다.
5안타 모두 정교함의 산물이었다. 1회초 2사 1,3루 득점 찬스에서 차분하게 중견수 앞으로 공을 보내 안타와 타점의 포문을 열었다. 3회 좌익수 뜬공으로 숨을 고른 뒤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견수 키를 훌쩍 넘기는 2루타를 때려냈다. 이후 5회와 7회, 8회에도 중전안타를 추가해 5안타의 퍼즐을 완성했다. 마지막 타석의 상대는 일찌감치 백기를 든 콜로라도가 고육지책으로 마운드에 올린 포수 브렛 설리번이었다.
[로이터=연합뉴스]
흥미로운 건 이정후가 생산한 5개의 안타 모두 그라운드의 정중앙, 중견수 방면을 향했다는 점이다. 상황과 상대에 연연하지 않고 매번 가장 완벽한 타이밍에, 정확한 중심 이동으로 받아쳤다는 방증이다. 이정후가 프로 무대에서 5개의 안타를 작성한 건 넥센 히어로즈 시절이던 지난 2018년 8월 11일 고척 LG 트윈스전 이후 8년 만이다.
화려한 타격의 이면에는 짙은 인내의 시간이 숨어있었다. 최근 이정후는 허리 근육통으로 인해 경기 감각 조율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달 1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열흘간 방망이를 내려놓고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자칫 타격감이 식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정후는 집중력을 유지하며 스스로를 벼리는 담금질의 과정으로 삼았다. 그리고 복귀 이후 펄펄 날았다. 컴백 3연전의 시작이었던 지난달 30일 콜로라도전 5타수 4안타를 시작으로 이튿날 멀티히트에 이어 이날 5안타를 추가하며 ‘전화위복’을 완벽히 구현했다. 부상 이전 0.287였던 올 시즌 타율은 0.304까지 치솟았다.
이정후의 부활은 소속팀에도 반가운 뉴스다. 그가 불을 지핀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장단 25안타를 몰아치며 19-6으로 대승을 거뒀다. 만약 졌다면 콜로라도와 자리를 맞바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추락할 뻔했지만, 앞선 5연패 부진을 끊어내며 숨을 고를 수 있게 됐다. 토니 바이텔로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것이 바로 이정후의 진짜 모습”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같은 날 다른 한국인 빅리거들은 모두 침묵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김하성은 신시내티 레즈 원정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송성문도 워싱턴 내셔널스 원정에서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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