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EU, 불법이민자 '제3국 송환' 허용…수십년 만의 최대 강경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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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불법 이민자의 추방을 대폭 강화하는 새 ‘송환 규정(Return Regulation)’에 잠정 합의했다. EU 역외 제3국에 이민자를 수용하는 ‘송환 허브(return hubs)’ 설치를 허용하는 것이 핵심으로 “수십 년 만의 가장 강경한 이민정책 전환”(유로뉴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모로코 왕국 총영사관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폴리티코유럽판 등에 따르면 유럽의회와 EU 회원국 협상단은 이날 새 규정에 잠정 합의했다. 법안은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발효된다.
새로운 법안에는 망명 신청이 기각된 이민자를 EU 역외 국가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출신국이나 연고가 있는 국가로만 송환이 가능했던 제한을 없앤 것이다. 독일·오스트리아·덴마크·네덜란드·그리스 등은 이미 송환 허브 설치를 위한 협력국 물색에 나섰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추방 권한도 강화됐다. 최대 구금 기간이 6개월에서 2년으로, 입국 금지 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가택 수색, 장기 구금, 복지 혜택과 취업 허가 박탈, 형사처벌도 가능해진다. 마그누스 브루너 EU 내무담당 집행위원은 “누가 EU에 들어오고 누가 떠나야 하는지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그누스 브루너 유럽연합 내무 담당 집행위원이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열린 시민 자유, 사법 및 내무 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번 규정은 유럽 정치권의 우경화 흐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이 극우 성향의 유럽보수개혁당(ECR) 등과 이례적으로 협력해 법안 통과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EPP 소속 프랑수아 자비에 벨라미 유럽의회 의원은 “유럽에 머물 권리가 없다면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인권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국이 이민자 관련 시설까지 수색할 수 있도록 해 광범위한 단속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진보 성향의 멜리사 카마라 유럽의회 의원은 이번 규정을 “외국인 혐오 이데올로기에 봉사하는 법적 무기고”라고 비판했다. 지난 1~4월 무단 국경 통과가 40% 감소했음에도 강경책이 추진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원국 간 이견도 여전하다. 독일·오스트리아·덴마크·네덜란드·그리스 등이 찬성했지만 스페인은 유일하게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프랑스 역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영국의 르완다 송환 계획(2022~2023년)과 이탈리아의 알바니아 수용시설 계획(2023년) 등은 모두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된 바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의 딜레이니 홀 앞에서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민세관집행국(ICE)에 반대하는 시위자가 체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U는 2015년 시리아 내전 이후 난민이 급증하며 이들이 첫발을 딛는 남유럽국의 반발이 빗발치자 회원국별 부담 분담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헝가리·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의 반발로 극심한 내홍을 겪어, 이후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EU 이민·난민 협정’을 마련했다. 이번 송환 규정은 오는 12일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난민 협정과 맞물려 EU의 반이민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는 최근 반이민 여론이 확산하고, 우파 정당이 부상하며 이민 정책 기조가 더욱 강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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