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한항공 재탑승한 요스바니… 3.57% 뚫고 4년 만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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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날리는 대한항공 요스바니. [사진 한국배구연맹]

대한항공 통합 4연패에 큰 공을 세운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돌아왔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대한항공이 요스바니를 지명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홀리데이 인 앤드 스위트 두바이 사이언스 파크에서 2024 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열었다.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선수들을 지켜본 7개 구단 중 안드레스 비예나와 재계약한 KB손해보험을 뺀 6개 구단이 외국인선수를 선택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총 40명이 참가했다. 신규 초청 선수 36명과 직전 시즌에 뛴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레오나르도 레이바, 아르템 수쉬코, 막심 지갈로프까지 40명의 선수가 선택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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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열린 2024 남자배구 드래프트에서 한국전력에 선발된 에스트라다(왼쪽부터), 우리카드 아히, 삼성화재 마테이, 한국전력 루코니. 사진 한국배구연맹

드래프트 순위 추첨은 지난 시즌 역순으로 7위 KB손해보험(35개), 6위 삼성화재(30개), 5위 한국전력(25개), 4위 현대캐피탈(20개), 3위 우리카드(15개), 2위 OK금융그룹(10개), 1위 대한항공(5개)의 구슬이 배분됐다.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가장 확률이 낮은 대한항공의 주황색 공이 먼저 추첨기에서 빠져나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3.57%의 확률을 뚫고 행운의 1순위를 얻은 대한항공은 삼성화재가 재계약하지 않은 아웃사이드 히터 요스바니를 지명했다. 요스바니는 2020~2021시즌 비예나의 대체 선수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으면서 통합 4연패의 시작을 도왔다. 지난 시즌엔 삼성화재에서 뛰며 득점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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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남자배구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와 2순위 지명권을 얻어 기뻐한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왼쪽)과 현대캐피탈 파비오 스토르티 코치. 사진 한국배구연맹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그 구슬을 모셔다 놓고 싶다"고 웃으며 "오늘은 우리의 날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우리 순번에 따른 생각을 많이 했다. 요스바니와 우리가 인연이 있기 때문에 데려온 것만으로도 좋다. 요스바니도 우리 팀을 알고, 우리도 잘 알기 때문에 좋다"고 했다.

요스바니는 지난 시즌 우리카드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승리를 이끌어 대한항공의 정규시즌 1위를 돕기도 했다. 시즌을 마친 뒤엔 대한항공 선수단이 요스바니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새로운 역사를 긋는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막판에도 도움을 줬다. 그 운이 극대화될 거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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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는 OK금융그룹 레오. 사진 한국배구연맹

이어진 2순위 추첨에서는 20개 들어있던 현대캐피탈의 하늘색 구슬이 나왔다. 일본 대표팀 지휘로 인해 현장에 함께 하지 못한 필립 블랑 감독 대신 단상에 오른 현대캐피탈의 파비오 스토르티 코치는 2순위로 OK금융그룹과 작별한 레오를 선택했다. 스토르티 코치는 "정말 행복하고 만족한다. 가장 먼저 생각했던 선수였다"며 "블랑 감독이 훈련 시간이라 아시아쿼터 때와 달리 실시간으로 연락하진 못했다"고 웃었다.

블랑 감독 대신 먼저 입국해 V리그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스토르티 코치는 "많은 경기를 현장에서 보려고 노력했다. 스피드건으로 서브 스피드도 체크했다. 레오의 서브가 인상적이었고, 좋은 플레이를 했다. 팀이 승리할 때마다 행복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스토르티 코치는 "선수들에게 뭔가 전달할 때마다 적응하려는 게 느껴져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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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아포짓 스파이커 비예나. 사진 한국배구연맹

미겔 리베라 KB손해보험 감독은 "첫 드래프트 경험이 흥미로웠다. 많은 고민을 했고, 좋은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비예나와 재계약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어 "비예나는 지난 시즌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계속 잘 했다. 드래프트에 내놓고, 구슬 운만 믿고 미래를 결정하는 게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비예나보다 훨씬 좋은 선수가 있으면 뽑으려 했으나 그렇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4순위 한국전력은 새로 신청한 선수 중 가장 고평가를 받은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24·쿠바·2m1㎝)를 선택했다. 에스트라다는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스파이커가 모두 가능하다. 역동적인 점프와 타점 높은 공격을 자랑하는 루이스는 공격에서 특출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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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남자배구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지명된 한국전력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권영민 감독은 "레오나 요스바니도 좋은데, 루이스도 좋다. 열심히 하고 좋은 선수라 적응만 잘 하면 될 것 같다. 공격적으로는 좋은 것 같다. 서재덕이 아웃사이드 히터, 에스트라다를 아포짓 스파이커로 보내는 걸 생각하고 있다. 세터 나카노 야마토가 (비교적 빠른)7월 1일에 합류하기 때문에 맞출 시간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우리카드는 이란 대표팀 지휘로 불참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 대신 김재헌 수석코치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 코치는 아포짓 스파이커 마이클 아히(25·네덜란드·1m96㎝)를 골랐다. 2m는 넘지 않지만, 탄력 있는 점프와 스피드가 좋은 선수다. 아웃사이드 히터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테스트에 임하는 적극적인 자세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파에스 감독은 "좋은 뉴스"라고 반겼다.

김재헌 코치는 "후순위지만, 원픽으로 생각했던 선수였다. 경기력 측면만 보면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배구에는 경기력, 인성, 동료들과 소통하는 모습 등이 중요한데 우리카드에 잘 융화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스바니와 레오에 대한 검토도 했고, 장단점에 대해 설명드렸다. 그럼에도 우리카드에 맞는 선수로는 아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쿼터에서 이란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 하그파라스트를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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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남자배구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지명된 마테이 콕(왼쪽)과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KB손보가 비예나와 재계약해 사실상 가장 높은 확률을 가졌던 삼성화재는 6순위를 얻었다. 김상우 감독은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활약하다 부상으로 중도 이탈한 마테이 콕(28·슬로베니아·1m96㎝)을 지명했다. 김상우 감독은 "우리 순번에서 검증된 선수를 뽑았다. 성실하고 검증이 된 선수다. 조합을 맞춰봐야 한다"고 말했다. 타임을 요청하고 긴 고민에 빠졌던 김 감독은 "부상을 당했던 선수였기 때문에 그걸 고민했다.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고, 우리 시설을 믿었다"고 했다.

김상우 감독은 "마테이가 서브도 효율이 좋고, 공격 효율도 좋은 선수다"라고 말했다. 아시아쿼터에서 2m5㎝ 아포짓 스파이커 알리 파즐리(27)를 뽑은 삼성화재는 마테이가 서브 리시브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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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남자배구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지명된 OK금융그룹 마누엘 루코니. 사진 한국배구연맹

마지막으로 단상에 선 OK금융그룹의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아포짓 스파이커 마누엘 루코니(25·이탈리아·192㎝)를 선택했다. 오기노 감독은 "잘 뽑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 스피드 배구를 하려했는데 맞는 선수를 뽑은 것 같다"며 "점프력이 좋다. 2m가 넘는 키의 선수와 같은 높이의 블로킹을 한다. 공격 타점도 좋고 다양한 코스의 공격을 할 수 있다. 블로킹을 홯용한 공격도 능하다"고 설명했다.

신규 선수는 다가오는 시즌 연봉 40만달러(약 5억원), 재계약 선수는 55만달러(약 7억원)를 받게 된다. 막심, 아르템은 재취업에 실패했으며, V리그를 경험했던 카일 러셀, 로날드 히메네즈, 토마스 에드가도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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