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감독 떠난 한화, 대행 체제 첫날 3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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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페라자가 28일 대전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프로야구 경기 3회말 솔로 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한화는 2-3으로 뒤진 5회 8점을 얻어 쉽게 이겼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또다시 ‘감독 없는’ 5월을 맞았다. 최원호(51) 감독을 내보낸 한화는 28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정경배(50)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내세워 첫 게임을 치렀다. 정경배 감독대행은 경기 전 침통한 표정으로 “최근 팀 분위기가 괜찮아서 (최 감독의 퇴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감독님께 죄송하다는 말 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 26일 최원호 감독과의 결별을 확정하고 27일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최 감독이 사의를 밝혔다”고 했지만, 갑작스러운 퇴진에는 모기업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 사퇴로 포장한 실질적 경질이다. 최 감독은 김성근(2017년 5월)-한용덕(2020년 6월)-카를로스 수베로(2023년 5월) 감독에 이어 또다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시즌 도중 한화를 떠나게 됐다.

최 전 감독은 이날 오후 야구장을 찾아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그는 선수단 전원과 악수를 한 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지금 좋은 흐름을 타고 있으니 어느 감독과 함께하든 여러분은 선수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바란다”며 “우리가 목표로 했던 포스트시즌에 꼭 올라갈 수 있도록 밖에서 많이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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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임시로 한화 지휘봉을 잡은 정경배 수석코치는 최 감독과 인천고 동기동창이다. 지난 시즌까지 SSG 랜더스에 몸담았다가 “곁에서 도와달라”는 최 감독의 요청을 받고 흔쾌히 팀을 옮겼다. 그러나 한화에서 단 51경기만 함께한 채 절친한 친구의 퇴진을 지켜보게 됐다.

정 대행은 “최 감독님과 40년째 친구인데 많이 울었다.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도움을 많이 드리지 못해 여전히 죄송할 따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감독님이 팀을 잘 만들어 놓으셨다. 그 틀과 기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경기를) 운영할 것”이라며 “류현진·채은성 등 고참 선수들에게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달라’고 따로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주장 채은성도 “최근 팀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는 상황이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아쉽다. 결국 선수들이 못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거라 할 말이 없다”며 “물러나신 박찬혁 사장님과 최 감독님을 생각해서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화는 이날 롯데에 12-3으로 완승했다. 2-3으로 뒤진 5회 1사 만루에서 타선이 한꺼번에 8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선발 투수 문동주는 6이닝 동안 공 101개를 던지면서 8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3승(2패)째를 올렸다. 이로써 한화는 9위 롯데를 1경기 차로 따돌리고 8위 자리를 지켰다. 3연승을 달리면서 최근 7경기에서 6승 1패를 기록했다.

정경배 감독대행은 경기 후 “침체될 수 있는 분위기에서도 선수들 모두 동요하지 않고 경기를 잘 치러줘서 정말 고맙다”며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해준 선수들 모두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문동주는 “지난달 내가 너무 부진해서 (최원호) 감독님께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고 아쉽다. 감독님께 많은 걸 배웠는데 잊지 않고 잘 기억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

◆KT 박병호-삼성 오재일 트레이드=한편 이날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1986년생 동갑내기 거포 박병호와 오재일을 맞트레이드했다. 2022년 KT 이적 후 중심타선을 지켰던 박병호는 올 시즌 44경기 타율 0.198, 3홈런으로 부진해 문상철에게 주전 1루수를 내줬다. 이어 출전 기회가 계속 줄어들자 최근에는 조건 없는 방출을 요구하며 구단과 갈등을 빚었다. 오재일도 올해 22경기에서 타율 0.234, 3홈런으로 부진했다. 박병호와 오재일은 통산 383홈런과 207홈런을 터뜨린 거포 1루수다. 올 시즌이 끝나면 두 선수 모두 자유계약(FA)선수 자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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