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동훈 보좌' 8명, 한명도 교체 안됐다…황우여의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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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6주년 국회개원기념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내게) 안 나온다고 그랬다”고 말했다가 정정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황 위원장은 28일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나온다는 설이 있어서 오해받는 것 같다. 자기는 그런 뜻 없다는 얘기를 했다”며 “전당대회에 본인이 굉장히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서, 부담 갖지 말고 하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나오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황 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을 제가 한번 만났다”라고도 했다.

그간 한 전 위원장이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었던 터라 이날 황 위원장 발언은 정치권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인터뷰 30분 뒤 국민의힘은 언론 공지를 통해 “전화 인터뷰로 일부 소통이 매끄럽지 못했다”며 “황 위원장은 한동훈 전 위원장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조정훈 백서특위 위원장을 언급한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이어 “황 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을 만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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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1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에선 황 위원장이 실제 한 전 위원장과 소통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이는 황 위원장을 직접 보좌하는 비대위원장실 당직자 구성 때문이다. 황 위원장은 지난 2일 비대위원장에 임명된 이후 한 전 위원장을 보좌했던 서승혜 국장을 비롯한 8명의 당직자를 한명도 바꾸지 않았다. 한 전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수행 과장도 그대로 황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영남 중진은 “보안을 중시하는 정치권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모습”이라며 “황 위원장이 한 전 위원장과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두려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다른 여당 중진 의원 측에선“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전 위원장에게 당 주요 결정이 속속 보고될 수 있다”는 볼멘소리를 냈다.

다만 당 관계자는 “이번 비대위의 경우 차기 전당대회까지 비교적 임기가 짧은 만큼 새로 인사를 내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보안 의식이 철저한 황 위원장이 일부러 흘리는 말이 있다면, 그건 한 전 위원장 귀에 들어가길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 위원장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내가 당을 떠난 뒤에 같이 일했던 당직자에 연락해 ‘당 대표 때 만들었던 문건을 좀 보내달라’고 했더니 거절당한 적도 있었다”며 “당직자들의 직업의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투철하다”고 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은 최근 22대 총선에 출마했던 당선인·낙선인을 만나 원외 지구당 부활의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고 한다. 지구당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기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차떼기’ 사건 후 금지됐다. 한 위원장은 과거 검사 시절 ‘차떼기’ 사건 수사를 한 경험을 언급하며 “수도권·청년·현장 정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구당을 부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전 위원장의 ‘지구당 부활론’에 대해 당내에선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선거 기간이 아닐 때도 사무실을 운영하고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지구당 부활을 공약으로 내세운다면 전당대회에서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 위원장은 또 청년과 정치 신인의 정치권 입문을 돕기 위한 당원 교육 제도를 개선하는 구상도 밝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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