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푸틴 "우크라, 서방 무기로 러시아 타격하면 심각한 결과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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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내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목소리가 커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실제로 이뤄지면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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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 순방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서방의) 지속적인 확장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그들은 세계적인 분쟁은 원하는가"라고 경고했다. 이어 "유럽의 작은 나라들은 영토가 작고 인구 밀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가지고 노는 지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최근 서방에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에 대한 서방 무기 사용을 허용하자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국방장관회의에서 "EU 회원국들도 이 문제에 대한 입장 결정 검토에 착수했다"면서 "일부는 이미 입장을 바꿨다"고 전했다. 다만 국가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 독일 베를린 인근 메제베르크의 영빈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서 서방 지원 무기를 활용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미사일이 발사되는 군사 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의 민간 시설 등 다른 목표물을 건드리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국제법과 무기를 공급하는 국가의 조건을 존중하는 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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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오른쪽)가 28일 독일 베를린 인근 메제베르크의 영빈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답변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22년 2월 말 개전 이후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서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데는 사용하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다. 서방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경우, 서방과 러시아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난 10일 전선을 동·남부에서 동북부 하르키우까지 넓히면서 우크라이나가 밀리자 서방에선 기존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최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자고 제안한 이후, 이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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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아울러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장병 훈련을 위해 교관을 파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군사 교관들이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용병으로 위장해 활동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래도 각국이 이들을 공식적으로 파견하려는 움직임은 또 다른 확대로 세계 충돌로 향하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임기가 종료돼 권력을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헌법 111조에 따르면 (대선이 실시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 권한은 의회 의장(집권 여당 '국민의 종' 루슬란 스테판추크)가 맡고 있다"면서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유일하게 합법적인 권력은 의회와 의회 의장"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 우크라이나 헌법 111조에는 대통령 탄핵과 해임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019년 5월 20일 취임해 이달 20일로 임기가 끝났다. 정상적이라면 지난 3월 대선을 치러야 했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계엄령이 선포돼 대선이 취소됐다. 러시아 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권 연장을 위해 계엄령을 유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이유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적법성에 대한 문제를 거듭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는 적법한 우크라이나 지도자들과만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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