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사수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중국 매체들은 지난 24일 경기 화성 일차전지 공장에서 숨진 희생자 대부분이 자국 조선족이라며 사고 소식을 자세하게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5일 한국이 개인 물품 등을 토대로 사망한 근로자 22명 가운데 17명을 중국 국적인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는 소식 등을 보도했다.

베이징 기반 매체 신경보는 해당 공장 직원을 인터뷰했다. 랴오닝성 출신 조선족이라고 밝힌 이 직원은 “휴가를 내 출근하지 않아 죽음을 면했다”라며 “공장에는 100명 넘는 근로자가 있으며, 대부분 중국 동북부 출신의 30~40대 조선족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망자 대부분이 주로 배터리 포장이나 용접 작업을 하던 2층 근로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급여나 처우 등에 대해선 “한국인들은 공장에서 일하려 하지 않는다”라며 “급여는 한국 최저임금인 시간당 9860원으로, 같은 급여의 다른 직업에 비해 노동강도가 비교적 낮고 퇴직금과 수당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 산업계나 산업 구조가 조선족 등 외국인 노동자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 관심이나 우려를 나타내는 분위기다. 동방위성TV 한 시사 평론가는 “많은 한국 공장 소유주조차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뤼차오 랴오닝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지리적 접근성과 문화적 유사성 때문에 많은 중국인, 특히 조선족이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그들의 임금이나 복리후생은 한국 노동자만큼 좋지 않고, 일부는 정식 노동계약을 체결하지도 않는다고 뤼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화재 배터리 공장 직원 봉급 한국 최저임금’ ‘한국 배터리 공장 직원 대다수 중국 동북지역 조선족’ 등 해시태그가 올라왔다. 중국 SNS인 웨이보를 살펴봤더니 한 네티즌은 “사망한 중국인이 받은 한국 최저임금(시간당 9860원)은 50위안!”이라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은 “이번 참사의 피해자 대부분은 중국인 노동자”라며 “이는 아직도 해외에서 상당수 중국인이 힘들고 위험한 일에 종사하고 있다는 현실을 일깨워준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와 누가 형사책임을 지고 누가 공직에서 파면될지를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