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세리父 위조 알고있었다…위기의 새만금, 봐주기 의혹까지 [이슈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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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레저관광 사업 우선협상자 취소
지난해 8월 잼버리 파행으로 홍역을 치른 새만금이 바람 잘 날이 없다. '골프 여제' 박세리씨 부친의 서류 위조사건이 터져 새만금 관광 사업이 좌초 위기다. 테마파크 사업도 시공사 자금난으로 불투명하다.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새만금에 투자하기로 한 한·중 합작 기업이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새만금개발청(이하 새만금청)은 29일 "2022년 6월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조성 사업 우선 협상 대상자로 건축사사무소·증권사·건설사 등 6개 회사로 구성된 글로벌블루피아랜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며 "그러나 컨소시엄 측이 제출한 박세리희망재단 명의 서류가 위조된 것을 뒤늦게 확인, 이달 초 우선 협상자 자격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30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부안군 앞바다를 메워 만든 새만금 남단 1.64㎢에 국제골프학교를 비롯해 해양 골프장·웨이브파크·해양레포츠센터 등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부실 검증 의혹…"적법 절차 거쳐"
애초 컨소시엄 측은 "박세리희망재단이 새만금에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한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제안서는 박세리 이사장 부친 박준철씨가 재단 법인 도장을 몰래 파 위조한 가짜 서류로 밝혀졌다. 재단은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골프학교 설립을 추진하지 않았고, 앞으로 어떠한 계획도 없다"고 했다. 박세리 이사장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저와 재단이 참여한 적도 없고, 왜 진행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재단 측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대전 유성경찰서는 최근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박준철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새만금청은 2022년 12월 말 박준철씨 투자 의향서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같은 달 7일 재단 측에 물었더니 재단 측이 "사업 참여 계획이 없다"고 회신하면서다. 그런데도 우선 협상자 취소까지 1년 6개월이 걸리자 "새만금청이 부실 검증도 모자라 일부러 봐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새만금청은 "당시 우선 협상자와 다양한 쟁점에 대해 16차례에 걸쳐 활발히 협상 중이었다"며 "사건이 불거진 뒤 사실관계 확인과 법률 검토, 청문 절차 등을 거쳐 적법하게 취소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 자본으로 사업을 추진하기에 국고 손실은 없다"며 "사업 지연 책임을 물어 직접 투자비 2%에 해당하는 65억4000만원 우선협상 이행 보증증권을 회수했고, 새만금 사업 참여도 제한했다"고 했다.
챌린지 테마파크 시공사 자금난
지난해 말 착공한 새만금 챌린지 테마파크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2026년까지 민간 자본 1443억원을 투자해 부안 지역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8만㎡ 부지에 대관람차·테마시설·공연장을 비롯해 콘도미니엄·풀빌라 등 체류형 관광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그러나 시공사인 계성건설㈜이 지난해 200억원대 영업 손실이 발생하는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공사가 중단됐다. 새만금청은 "계성건설은 특수목적법인(SPC)이 다른 시공사를 찾을 경우 시공권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며 "SPC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으며, 새만금청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새만금청이 2021년부터 추진해 온 새만금 첨단산업 중심 복합단지 조성 개발 사업도 암초를 만났다. 민간 컨소시엄은 2031년까지 약 3600억원을 투자해 김제시 광활면 공유수면(복합개발용지) 2.5㎢를 메워 4차 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전진 기지를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새만금청은 지난해 말 사업 지연을 이유로 우선 협상자 지정을 취소했다. 이에 컨소시엄 측은 올해 초 새만금청을 상대로 우선 협상자 지위를 회복해 주고, 사업 이행 보증금 30억원을 돌려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지난달 재판이 시작됐다.
미·중 갈등 영향?…"투자 의지 확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도 새만금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꼽힌다. 새만금청은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2차전지 중심으로 43개 기업, 10조2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중국 자본 비율 25% 이상 기업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중국 기업의 해외우려기관(FEOC) 지정 여파로 일부 기업이 투자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 여부를 검토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중국 지분이 포함된 기업 대부분이 미국 수출 의존도가 낮고, 수출 대상국이 타 국가여서 IRA와 상관없이 정상적으로 새만금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일부 한·중 합작 기업의 경우 FEOC 확정에 따라 파트너사(社)와 지분율을 협의하고 있으나 새만금 투자에 대해선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새만금 신항을 크루즈 기항지로"
이런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청은 새만금을 크루즈 산업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국내 크루즈 기항지는 인천, 충남 서산, 전남 여수, 제주, 강원 속초, 경북 포항, 부산 등 7곳이다. 전북엔 없다.
이에 도와 새만금청은 2026년 새만금 신항 개항에 대비해 크루즈 TF팀을 구성했다. '한문화의 중심, K-컬처가 함께하는 새로운 도시'를 테마로 새만금 신항을 크루즈 기항지나 모항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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