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수출품을 담은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침체한 내수와 다르게 수출은 갈수록 호조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수출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은 3348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역대 상반기 수출액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첫 번째 기록은 2022년(3505억달러)에 찍혔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1위 품목인 반도체(657억4000만달러)가 이끌었다. 전년 동기보다 52.2% 불어나면서다. 역대 상반기 가운데 2022년(690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출액을 나타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초 저점을 찍은 이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이 확산하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 대한 수요가 는 덕분이다.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김영옥 기자

올해 상반기 2위 품목인 자동차 수출(370억달러)은 3.8% 증가하며 역대 상반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2위는 지난해 상반기(356억달러)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 흐름이 강하다. 올해 상반기 선박 수출(118억달러)도 28%나 불었다.

수출 대상별로는 미국(643억달러)이 전년동기보다 16.8% 늘며 역대 상반기 중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다.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이 주도했다. 지난해 침체했던 중국으로 수출은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대 중국 수출은 634억달러로 5.4% 증가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품목의 업황이 개선된 덕분이다.

한국의 올해 전체적인 수출액은 2022년(6836억달러)을 넘어 역대 최대치(7000억원 안팎)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수출 증가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분기별 전년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을 보면 지난해 4분기 5.7%를 나타낸 이후 올해 1분기 8.1%→2분기 10%를 나타냈다. 월별로는 지난 6월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26억5000만달러)이 2022년 9월(26억6000만달러)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같은 달 반도체 수출(134억2000만달러)이 역대 모든 월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한 영향이 주효했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우리 수출이 회복을 넘어 역대 최대 수출실적 달성이라는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역대 최대 수출 규모를 달성하는 데엔 위험 요인도 존재한다.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의 경기가 완만한 하락 국면에 들어가는 조짐인 데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무역장벽 강화를 공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우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그러나 미국 소비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된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반박했다.

김영옥 기자

올해 상반기 수입은 3117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6.5% 줄었다. 가스와 석탄 수입이 국제가격 하락에 따라 감소한 탓이 크다. 원유의 경우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도입 물량이 증가하면서 수입이 늘었지만, 소폭에 그쳤다.

결국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수출-수입)는 231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018년(311억달러 흑자)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전년동기(263억달러 적자)와 비교하면 494억달러가 개선됐다. 월별로 보면 지난 6월 무역수지는 80억달러 흑자로 2020년 9월(87억달러 흑자) 이후 45개월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전년동기(12억달러 흑자)보다는 68억달러 개선됐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달성한 건 2021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