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말 바루기] ‘낯섦’이 낯설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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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 가면 익숙하지 않아 두렵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 등으로 설렘이 동반되곤 한다. 그래서인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새로운 곳에서 느끼는 ‘낯설음’은 나를 항상 설레게 만든다”와 같은 게시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이처럼 ‘낯설다’를 명사형으로 만들 때 ‘낯설음’이라고 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므로 주의해 써야 한다.

우리말에서는 용언(서술어의 기능을 하는 동사, 형용사)을 명사형으로 만들 때 받침의 유무에 따라 ‘-ㅁ’이나 ‘-음’을 붙인다. 용언의 어간에 받침이 없을 땐 ‘-ㅁ’을 붙이고, 받침이 있을 땐 ‘-음’을 붙여 명사형을 만든다.

예를 들어 ‘설레다’는 어간 ‘설레-’가 받침 없이 끝나므로 ‘-ㅁ’을 붙여 ‘설렘’이라고 명사형을 만들면 된다. ‘귀찮다’의 경우엔 어간 ‘귀찮-’이 받침 있는 말로 끝나므로 ‘-음’이 붙어 ‘귀찮음’이 명사형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용언의 어간이 ‘ㄹ’ 받침으로 끝날 땐 ‘-음’이 아닌 ‘-ㅁ’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 써야 한다. 한글맞춤법 제19항에는 ‘어간의 원형을 밝혀 적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따라서 ‘만듬(만들다)’ ‘줌(줄다)’ ‘힘듬(힘들다)’ 등과 같이 ‘ㄹ’을 생략하고 표기해선 안 된다. ‘만들다→만듦’ ‘줄다→줆’ ‘힘들다→힘듦’ 등과 같이 원형을 밝혀 적는다.

‘낯설다’는 어간이 ‘낯설-’로, ‘ㄹ’ 받침으로 끝난다. 따라서 명사형을 만들 때 ‘-음’이 아닌 ‘-ㅁ’을 붙여야 하므로, ‘낯설음’이 아닌 ‘낯섦’이라 해야 바른 표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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