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맥도날드에 진주고추, 크룽지엔 남해마늘…MZ 겨눈 이 트렌드

본문

17206428300046.jpg

맥도날드는 알싸하고 매콤한 진주 고추가 들어간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등 신메뉴 3종을 출시한다. 사진 한국맥도날드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부터 남해 마늘 크룽지(누룽지처럼 구운 크로와상)까지.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올해도 식품업계가 ‘로코노미(로컬+이코노미)’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특산물을 활용한 로컬 푸드로 소비자의 입맛도 잡고 지역 상생의 가치도 살릴 수 있어서다. 로코노미 열풍에 힘입어 정부와 각 지자체도 향토 먹거리 상품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 하지만 제주 녹차, 남해 마늘 등 특정 지역 인기 특산물로 쏠림 현상이 여전해 이를 뛰어넘는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브랜드가 찾은 우리 맛

1720642830154.jpg

한국맥도날드 대외협력담당 양형근 이사가 7월 10일(수) 맥도날드 신사역점에서 열린 2024 한국의 맛 신메뉴 출시 기념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한국맥도날드

맥도날드는 올해 ‘한국의 맛’ 신메뉴로 진주 고추와 영동 샤인 머스캣을 활용한 제품 3종을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2021년부터 시작한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한정판 제품 개발 프로그램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면서 맛있고 신선한 메뉴를 선보이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역점에서 열린 신메뉴 출시 간담회에서 맥도날드는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와 아침 시간 한정 메뉴(맥모닝)인 진주 고추 크림치즈 머핀’, 탄산음료인 ‘영동 샤인 머스캣 맥피즈’를 소개했다. 품질 좋은 진주산 고추를 피클로 재가공해 크림치즈와 조합한 뒤 토핑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앞서 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메뉴로 ‘창녕 갈릭 버거’ ‘보성 녹돈 버거’ 등을 출시했으며, 지난해 선보인 ‘진도 대파 크로켓 버거’의 경우 출시 1주일 만에 준비한 물량 50만 개가 소진돼 조기 품절되기도 했다. 양형근 한국맥도날드 대외협력담당 이사는 “지난 3년간 한국의 맛 메뉴를 위해 약 750톤의 국내산 식재료를 수급했으며 누적 판매량은 약 2000만 개”라며 “앞으로도 고품질의 식재료를 활용한 신메뉴를 선보여, 국내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꾸준히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특산물 활용한 신메뉴 발굴

17206428302905.jpg

신세계푸드는 남해 마늘을 활용해 선보인 베이커리 신제품을 11일부터 전국 이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에서 판매한다. 사진 신세계푸드

지자체와 손잡고 진행하는 지역 특산물 홍보 사업도 활발하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4일 남해군과 지역 특산물 활성화와 홍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남해 마늘을 원료로 제품 개발 계획을 밝혔다. 11일부터는 전국 이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남해 마늘 촉촉 치아바타’ ‘남해 마늘 크룽지’ 등의 베이커리 제품을 판매한다.

제주 우도 땅콩과 한라봉으로 만든 ‘제주 마음샌드’ 시리즈로 입소문을 탄 파리바게뜨는 지난 3일 제주 말차로 만든 ‘제주 몽생이 샌드’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제주의 지정 매장에서만 구매 가능해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메가MGC커피 등도 제주의 우도땅콩, 당근, 레몬 등을 활용한 신메뉴를 선보였으며 현대그린푸드 ‘한라닭강정’,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부산의 맛’ 간편식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로코노미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다”며 “지자체는 지역 특산물을 홍보하고 기업은 지역 상생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인기 지자체에 집중 우려도

17206428304341.jpg

스타벅스 음료팀이 개발한 ‘유자 자두 에이드’는 고흥 유자와 자두 과육을 활용해 개발한 여름 한정 음료다. 중소벤처기업부, 동반성장위원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과 함께 하는 상생음료 시리즈 중 하나로 지역 소상공인 카페에서 판매 중이다. 사진 스타벅스

정부는 로코노미 열풍에 맞물려 지역 특산물을 알리고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 로컬푸드 신메뉴를 처음 내놨던 스타벅스는 2022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동반성장위원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과 손잡고 지역 특색을 살린 소상공인 상생음료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고흥 유자와 자두를 활용한 유자 자두 에이드를 개발해 전국 150개 소상공인 카페에 재료와 레시피를 무료로 제공했다. 총 6만6000잔만 한정 판매되는 음료로 소진 시 판매가 종료된다.

중기부는 2020년부터 로컬크리에이터(지역가치창출가) 육성 사업을 통해 지역 로코노미 소상공인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소량 생산만 가능한 업체 특성 상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점이 이들의 과제다. 이 때문에 지자체는 대기업과의 협업을 원하지만 제주 한라봉, 남해 마늘, 고흥 유자 등 유명 특산품에 대한 쏠림이 여전해 지역 특산품을 다양하게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들로서는 새로운 지역 농산물 발굴이 절실하기 때문에 조건이 맞는다면 협업할 의지가 충분히 있다”라며 “지자체가 대표 특산품 육성과 이에 대한 스토리텔링 등을 고민한다면 로코노미 트렌드가 더욱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30,317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