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일화 룰 세팅만 문제? 아니다"…나경원·원희룡 쉽지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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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희룡ㆍ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핵심 변수로 꼽혔던 나경원·원희룡 대표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과연 두 후보 간 논의엔 진전이 있는 걸까. 결론적으로 말해 19일 선거인단 투표가 시작되는 가운데 양 측간 실질적인 논의는 오가는 게 없다는 게 양 캠프의 입장이다.

당초 단일화 운을 띄운 건 원희룡 후보였다. 지난달 26일 “저는 무엇이든 열려있다”면서 그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나 후보는 “선거 시작도 전에 무슨 단일화를 이야기하느냐”고 일축했다.

이 이슈가 재점화된 계기는 나 후보가 12일 한국갤럽 발표(9∼11일 전화면접 방식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한동훈 후보(45%)에 이어 ‘2위’로 올라서면서다. 나 후보는 원 후보(12%)를 3%포인트 차로 앞선 이 조사 발표 직후 “생각이 비슷하다면 거친 싸움보다는 (원 후보가) 사퇴하는 게 낫지 않나. 자연스럽게 저를 돕는 게 어떨까”라고 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나 후보가 저를 돕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두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을 작게 보는 이들이 많다. 당장 19일 선거인단 투표까지 ‘단일화 룰 세팅’ 등이 어렵다는 물리적 한계 때문만은 아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 사람이 거쳐 온 역사를 고려하면 누구 한명이 중도 하차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시나리오”(국민의힘 관계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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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나경원 , 원희룡서울시장 후보 간의 단일화 발표. 단일화 후보로 나경원 의원이 확정된 직후 원희룡 의원이 나 의원을 축하하고 있다. 중앙일보

서울법대 82학번 동기인 두 사람은 이미 당내 선거에서 세게 맞붙었던 두 차례 전적이 있다. 2010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원 후보는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밀려 나 후보에게 단일후보 자리를 내줬다. 이듬해 전당대회에선 원 후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지원을 받으며 당 대표 후보로 출마했지만, 이때도 나 후보(3위)보다 뒤처진 4위를 기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선 의원은 “만약 현재 여론조사 순서대로라면 나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하지만, 원 후보 입장에선 타협이 쉽지 않은 일”이라며 “과거 정치적 경험이 결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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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대로 ‘원 후보로의 단일화’ 역시 어려운 건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해 친윤 진영에서 연판장으로 나 후보를 강제 하차시켰는데, 또 밀려나는 걸 나 후보가 수용하겠나”고 했다.

실제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단일화 불가론에 무게를 더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영남권 의원은 “일찌감치 두 사람이 단일화할 경우 오히려 결선 성사 가능성이 줄어들고, 1차전에서 한 후보가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당 내엔 많다”며 “1 더하기 1이 2가 안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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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두 사람도 결선행 티켓을 쥘 2위 싸움에 치중하고 있다. 결선투표에서 2위 후보가 확정되면 자연스러운 ‘비한 연대’가 결성될 수 있다는 공통된 기대 때문이다. 나 후보는 15일 “인위적 단일화는 아니겠지만 추세 등에 비춰서 (연대) 하지 않겠느냐”고 했고, 원 후보도 같은 날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19~20일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 ▶21~22일 선거인단 ARS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그 결과를 23일 전당대회에서 발표하는데 이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8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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