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종부세(종합부동산세)는 신성불가침 아니다.” (이재명 전 대표)
“종부세는 우리 당의 근간이다.” (김두관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18일 열린 첫 토론회에서는 종부세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세제 개편을 놓고 후보자 간에 열띤 공방을 벌어졌다. 이날 토론회는 김 전 의원,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이 전 대표 등 3명의 후보가 참석했지만, 주로 김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사이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두드러졌다.

포문을 연 것은 김 전 의원. 그는 이날 CBS라디오 토론회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종부세와 금투세 시행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당 대표 출마선언에서 “금투세 도입 시기를 고민해야 한다. 종부세도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낸 이 전 대표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우리 당의 근간인 종부세는 주택 보유자의 2.7%, 금투세는 (주식투자자) 1400만명 중 1%인 5000만원 이상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것”이라며 “(둘 다)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이 당 정체성을 들어 공격했지만 이 전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종부세든 금투세든 신성불가침한 의제처럼 무조건 수호하자는 건 옳지 않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잘못된 건 수정해야 한다”며 “내가 돈을 열심히 벌어 (구매한) 실제 사는 집이 비싸졌다고 이중 제재를 당하면 억울할 것 같다. 그런 것을 교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금투세와 관련해서도 “일시적 시행 시기 유예는 필요할 수 있다”며 입장을 명확히 했다.

두 후보는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제3자 추천안’ 등 다른 이슈에서도 번번이 부딪혔다. 김 전 의원은 “여야 상황으로 법안 통과가 쉽지 않아서, 한동훈 국민의힘 후보가 낸 안도 유연하게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현재 수사와 기소를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검사가 하는데, 수사가 엉망 아니냐”며 “현재 특검법대로 하는 게 정의롭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집’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이 전 대표의 연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전 의원은 “2026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사람들로 공천하기 위해 연임을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공천권을 행사한단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며 “그야말로 상상”이라고 맞받아쳤다.

이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거론됐다. 김 전 의원은 “유대무죄(대표가 되면 무죄가 된다)라는 말이 떠오른다”며 이 전 대표를 압박했다. 사법 방탄 목적으로 당 대표에 나섰다는 의미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이미 기소가 돼서 재판을 수없이 하는데, 피할 수도 없다. (대표가 되면) 오히려 시간을 뺏겨 대응이 어렵다”며 반박했다. 그러자 김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다른 후보의 진입을 바리케이드로 막고 (대권에) 직행하려는 것 아닌가”라며 “이 후보가 선수도 하고 감독도 하면 우리 당이 망한다. 제가 감독을 할 테니 이 후보는 선수로 충실히 해달라”고 재차 압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집’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일극 체제’라는 시각에 동의하냐는 OX 질문에 ‘X’ 팻말을 들며 “민주적으로 250만 당원이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당원 지지율이 80%가 넘는데 그걸 일극 체제라 할 수 있느냐, 당원의 선택을 폄하하는 것이 될 수 있어 (용어에) 우려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