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금2개가 목표" 배드민턴 부활 꿈꾸는 복식 천재 서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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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에서 2관왕을 노리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서승재. 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의 부활이 그의 왼손에 달렸다. '복식 천재' 서승재(27)가 파리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 사냥에 나선다.

배드민턴은 한때 '효자 종목'이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20개의 메달(금6·은7·동7)을 따냈다. 하지만 지난 세 차례 대회에선 '노골드'에 그치면서 동메달 3개에 머물렀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물론 일본과 말레이시아에도 밀렸다. 부활을 꿈꾸는 한국 배드민턴의 중심에는 서승재가 있다. 서승재는 혼합 복식과 남자 복식에서 출전한다.

분위기는 좋다. 서승재는 안세영과 나란히 지난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복식과 혼합 복식 모두 우승을 차지한 덕분이다. 한 해 세계선수권 복식 두 종목을 모두 휩쓴 건 박주봉(1985년·1991년)과 김동문(1999년) 이후 서승재가 세 번째다. 후배 강민혁(25)과 짝을 이룬 남자 복식은 세계랭킹 4위, 채유정(29)과 호흡을 맞추는 혼합 복식은 세계랭킹 3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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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복식에 나서는 강민혁(왼쪽)과 서승재. 신화=연합뉴스

서승재는 2014년 군산동고 시절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복식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혼합 복식 금메달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복식 동메달을 따낸 이용대의 뒤를 이을 선수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연이어 8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서승재는 "'난 여기까지인가'라는 자괴감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항상 최선을 다했다. 1년, 1년 하다 보니 빛을 본 것 같다"고 했다.

서승재는 야구로 치면 '왼손 파이어볼러'다. 장신(1m81㎝)에서 나오는 탄력과 힘이 뛰어나다. 두 선수가 앞뒤로 배치될 때 후위에서 강한 스매싱을 구사한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선 시속 458㎞를 찍기도 했다. 드롭샷으로 상대를 흔든 뒤 강하께 때려 마무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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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복식 파트너인 서승재(뒤)와 채유정. 신화=연합뉴스

공교롭게도 두 명의 파트너는 스타일이 다르다. 2021년 하반기부터 호흡을 맞춘 강민혁은 서승재처럼 파워가 좋다. 둘은 거세게 상대를 몰아친다. 채유정은 단신이지만 재빠르고, 전위 플레이에 능숙하다. 오른손잡이보다 낯선 왼손잡이 선수가 둘이다 되다 보니 상대 입장에선 까다롭다. 6년 동안 함께 해 호흡도 잘 맞는다. 서승재는 "유정이 누나가 이끄는 편이고, 민혁이와는 내가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서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맞춰가는 건 똑같다"고 했다.

꿈은 원대하다.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첫 2관왕이다. 김동문이 2개의 금메달(1996년 혼합복식·2004년 남자복식)을 따냈지만, 한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딴 선수는 없다. 그는 "두 종목 모두 금메달이 목표다. 그 목표에 맞게 열심히 준비했다"며 "도쿄 때는 예선 시드를 받지 못했는데, 이번엔 (랭킹 4위 안에 들어)시드를 받았다. 3년 동안 많이 성장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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