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용산 노트북 업체 “50억 못받아”…곳곳서 “문닫을 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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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정문에 내용증명 우편물 도착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1990년대부터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노트북·컴퓨터를 판매한 A업체는 입점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티몬 지급불능 사태로 5~6월 판매대금 약 50억원을 정산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몬 측으로부터 정산에 관한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업체 역시 당장 7월 말까지 물건 대금을 지불해야 하는 처지여서 불똥이 떨어졌다. 직원 B씨는 “이젠 방법이 없어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용산 선인상가 앞에서 연신 담배를 피우던 이모(53)씨도 “영세 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당장 폐업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티몬·위메프 지급불능 사태로 국내 최대 전자상가인 용산 전자상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10년간 용산을 직접 찾는 손님은 급감하고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면서 대다수 용산 상가 입주업체들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통한 영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특히 티몬·위메프 측은 타사보다 수수료를 우대해 주거나 할인 판매 이벤트 참여 시 보상하는 등 자사 쇼핑몰·오픈마켓 입점 유치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용산 전자상가 측은 이번 사태로 입주업체 피해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대금을 받지 못한 일부 업체는 법원에 채권가압류를 신청해 대응에 나섰다. C업체는 위메프 측에서 노트북 등 판매대금 미수금 50억원에 대해 24일 서울서부지법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직원 김모(47)씨는 “어제 지급불능 사태 뉴스를 보자마자 서부지법으로 달려갔다”며 “7일 내 공탁금을 납부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은 티몬·위메프에 등록된 상품의 가격을 올려 임시방편으로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D업체 직원 이모(50)씨는 “티몬·위메프 사정이 좋지 않다는 말이 전부터 용산에서 돌았다”며 “7월 초부터 등록된 상품의 가격을 올려 소비자가 사실상 구매를 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용산 전자업체들이 전자상거래 서비스로 혼란을 겪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에도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보고(VOGO)’를 운영해온 스타트업 기업 보고플레이가 자금난에 빠져 615곳의 입점 업체에 336억원의 판매대금을 정산하지 못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25일 위메프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오늘 내로 (결제가 취소된 소비자에게) 환불을 완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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