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주희 동신대 총장 "3개대 뭉친 사립연합대학, 지역·대학 살릴 혁신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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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동신대학교 총장이 지난 1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지·산·학 일체형 글로컬대학 UCC 설립을 통해 지방소멸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사진 동신대]

“지방소멸과 지방대 위기를 돌파하려면 대학과 자치단체, 산업계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지(地)·산(産)·학(學)이 뭉친 사립연합대(UCC·University Community Collaboration)를 설립해 지역을 살리는 세계적인 교육모델을 만들겠습니다.”

대학의길, 총장이 답하다

동신대학교 이주희 총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지역이 살아나야 대학도 살고, 국가도 성장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올해 동신대와 초당대·목포과학대 등 3개 대학이 연합한 것은 혁신적인 선택”이라며 “사립연합대학설립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컬 대학 30’에 선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전남 나주시 동신대 총장실에서 이 총장을 만나 교육철학과 비전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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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학 일체형 글로컬대학인 UCC 설립·운영을 목표로 사립대연합을 구성한 동신대·초당대·목포과학대 총장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종구 초당대 총장, 이주희 동신대 총장, 이호균 목포과학대 총장. [사진 동신대]

UCC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지방소멸 위기가 왜 생기는지 들여다보다 생각해냈다.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시‧군 단위 기반산업이 무너지는 것도 문제다. 일할 청년이 없어 문을 닫거나 떠나는 업체가 줄을 잇고 있다. 기업이 떠나는 상황에서 아무리 유망한 미래 특화산업이더라도 성장할 수 없다. 또 좋은 기업이 없으니 청년이 머무를 수 없어 인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연합대학은 어떤 형태인가.
“동신대와 초당대·목포과학대 등 3개 대학이 공동으로 전남 시·군과 해외에 만드는 상생형 공유대학이다. 앞서 지난 5월 28일 3개 대학은 UCC 출범식을 했다. UCC는 단일 정관을 구축하고 광역 지자체와 대학·기초자치단체·지역혁신기관·공기업·지역기업이 구성한 연합이사회를 통해 운영한다. 단순한 대학 간 연합을 넘어 이들 대학 정원 가운데 일부를 UCC에 배정한다. 또 각 대학 특성화 전략이나 지역과 연계 프로그램, 산업체와 협업 모델 등도 공유한다. ”

UCC 학사 운영은 어떻게 되나.

“무전공·무학과 제도와 삼원학위제 등 유연한 학위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삼원학위제란 ▶학사과정(4년 교육이 필요한 분야) ▶전문학사과정(2년 교육) ▶포스트 학사과정(석사 수준 이상의 융복합 전문기술 분야) 등으로 구분된다."

지자체별 UCC 설립 방안은.

“소멸 위기에 놓인 시·군별 미래 특화사업에 종사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우선 전남 6개 지자체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지역별로 N-캠퍼스를 조성할 예정이다. ▶나주시(에너지·ICT) ▶장흥군(그린바이오·웰니스) ▶영암군(신재생에너지·스마트농업) ▶무안군(항공·관광) ▶영광군(e-모빌리티) ▶신안군(해양수산·관광원예) 등에 유휴공간을 활용, 캠퍼스를 만든다. 전남도지사가 N-캠퍼스 실질적인 수장을 맡아 진두지휘한다. 이런 UCC는 이번에 글로컬 30에 선정되면 바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남 22개 시·군에 캠퍼스를 만드는 게 목표다.”

구체적인 UCC 교육 목표는
“‘UCC I-N-G 캠퍼스’가 핵심이다. UCC I(Innovation)-캠퍼스는 전남 미래산업을 이끌어갈 리더를 양성한다. UCC N(Numerous)-캠퍼스는 각 시·군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맡는다. N-캠퍼스는 N1·N2·N3처럼 지자체별로 생성되는 캠퍼스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해외에 설립될 UCC G(Global)-캠퍼스는 외국인의 전남 정착과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글로벌 허브 역할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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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글로컬대학 30’ 지정을 앞두고 사립대연합을 구성한 동신대·초당대·목포과학대 관계자들이 지난 6월 26일 글로컬대학 UCC 발대식을 열었다. [사진 동신대]

UCC에 다른 대학이나 지자체에서 관심이 많다.

“UCC가 지방소멸을 막고, 대학의 지형을 바꿀 혁신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현재 인구 감소 속도는 특정 미래기업만을 양성한다고 해서 극복될 단계를 지났다. 지역별 기반산업이나 특화산업에 맞춤형 인재를 공급해 정주 인구부터 늘려야 한다. UCC설립을 추진하면서 나주와 장흥 등 6개 지자체의 687개 기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응답 기업의 40%가 인력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지자체별 N-캠퍼스를 통해 인재를 수혈하면 기반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 청년 정착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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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학 일체형 글로컬대학인 UCC 설립·운영을 목표로 사립대연합을 구성한 동신대·초당대·목포과학대 총장들이 교정을 걷고 있다. 왼쪽부터 박종구 초당대 총장, 이주희 동신대 총장, 이호균 목포과학대 총장. [사진 동신대]

UCC 관련, 동신대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글로벌 학사과정을 통해 올해 외국인 유학생 1000명 시대를 열었다. 세계 16개국, 101개 대학과 기관과 교류 협력,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강화해온 결과다. 또 한국전력 본사가 있는 나주지역 특성을 강조한 ‘에너지 프로슈머(prosumer) 리빙 랩’을 구축했다. 나주 봉황면 대실마을에 들어선 에너지 자립마을에서는 태양광 발전기와 하이브리드 발전기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마을에서 생산된 전기는 주민 공용시설과 농기계 등의 전력으로 사용하고, 남는 전기는 판매해 수익을 내고 있다. 대실마을 사례는 향후 UCC를 설립·운영하는 데도 성공적인 모델로 활용될 것이다.”

☞이주희 총장=숙명여대에서 교육심리학 학사와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 핀란드 헬싱키대에서 리더십전공 MBA를 이수했다. 1997년 동신대 교수로 임용된 후 기획협력처장·교육혁신원장·교학부총장 등을 거쳐 2022년 7월 동신대 제9대 총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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