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수영 괴물' 앞, 몸 더 좋아진 황선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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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의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메달 획득을 노린다.

‘간판’ 황선우(21·강원도청)가 그 선봉장이다. 특히 30일 오전 3시40분(한국시간) 열리는 남자 자유형 200m 황선우와 다비드 포포비치(20·루마니아)의 진검승부는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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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황선우보다 한 살 어린 포포비치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다관왕이 유력한 자유형 세계 일인자다.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49년 만에 남자 자유형 100m와 200m를 석권해 새로운 ‘수영 황제’로 등극했다. 100m 세계기록(46초86)과 200m 세계 주니어 기록(1분42초97)도 갖고 있다. 2009년 부력을 높이는 전신 수영복 착용이 금지된 이후 자유형 200m에서 1분42초대에 진입한 선수는 포포비치 한 명뿐이다. 그의 200m 최고 기록은 황선우의 기록보다 1초43이나 빠르다.

포포비치는 지난 시즌 코치와 불화를 겪으면서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100m 6위와 200m 4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올림픽이 다가오자 무서운 속도로 ‘괴물 본색’을 되찾고 있다. 지난달 22일 열린 유럽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3초13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포포비치가 정상 컨디션으로 실수 없는 레이스를 펼친다면 그 어느 선수도 그를 꺾기 쉽지 않다. 황선우의 200m 올해 최고 기록은 지난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찍은 1분44초75다. 치열하게 메달을 다툴 루카스 마르텐스(1분44초14·독일), 매슈 리처즈(1분44초69), 덩컨 스콧(1분44초75·이상 영국)도 올해 최고 기록이 포포비치에게 1초 넘게 뒤진다. 미국의 수영 전문매체 스윔스왬은 지난 24일 “포포비치가 금메달, 마르텐스가 은메달, 황선우가 동메달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선우도 “포포비치는 자유형 100m와 200m에서 ‘꿈의 기록’을 보유한 선수”라며 경쟁자를 한 수 위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황선우의 투지는 하늘을 찌른다. 그는 최근 3년간 이어진 호주 특별 전지훈련에서 약점으로 지적된 체력을 대폭 보완했다. 지난 2월 포포비치가 불참한 세계선수권에서 200m 금메달을 목에 걸어 자신감도 충전했다.

남은 과제는 경기 중반 이후의 레이스 운영이다. 황선우는 지난 2월 도하에서 100m 지점까지 개인 최고 기록보다 0.12초 빠른 페이스로 역영하다 이후 50m 구간 기록이 27초대(27초29)로 처지면서 주춤했다. 결국 마지막 50m 구간에서 26초89를 기록해 1분44초75로 레이스를 마쳤다. 포포비치-마르텐스-리처즈에 이어 올 시즌 세계 공동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막상막하의 기록으로 위협하는 경쟁자들을 제치려면 100m 지점 이후의 스퍼트가 중요하다.

황선우와 포포비치는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나란히 자유형 100m와 200m 결선에 올라 ‘10대 돌풍’을 일으켰다. 100m에선 황선우가 5위, 포포비치가 7위에 올랐다. 200m에선 포포비치가 4위, 황선우가 7위였다. 당시 미국의 수영 잡지 스위밍 월드는 “포포비치와 황선우는 향후 수년간 자유형 단거리에서 금메달을 다툴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둘은 그 후 숱한 국제무대에서 나란히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두 번째 올림픽을 앞둔 포포비치는 “황선우는 아주 좋은 선수다. 선수로서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예의 바르고 친절하다”며 “우리는 오랜 시간 함께 수영해 온 친구인 동시에 매우 치열한 경쟁자다. 황선우와의 승부를 기대한다”고 했다. 파리라데팡스 수영장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친 황선우는 “도쿄 올림픽 이후 3년간 파리만 바라보며 한 우물을 팠다”며 “몸이 가볍다. 앞으로 경기 날까지 지금 컨디션만 유지하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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