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 여사 불출석에 용산 찾아간 거야…2차 탄핵청문회도 맹탕

본문

17219856151798.jpg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청문회 불출석 규탄 및 출석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거대 야당이 벼르던 2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2차 청문회’는 한마디로 맹탕이었다. 야당이 증인으로 채택한 김건희 여사가 불출석하자 논점에서 빗나간 질문만 반복되면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전 10시부터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탄핵청원 청문회를 열었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의혹을 따져 묻겠다며 청문회 실시를 단독 의결했다. 지난 19일 열린 1차 탄핵청원 청문회는 순직해병 사건이 주제였다.

이날 청문회 증인·참고인은 27명이었지만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13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고 불참했다. 이원석 검찰총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 등 5명은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 등 8명만 출석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 불출석 문제를 시작부터 문제 삼았다.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김 여사와 최은순 씨, 그리고 대통령실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불출석하고 있어 심히 유감”이라며 “이렇게 진실을 덮는다고 국민이 모를 줄 안다면 큰 오산이자 오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무단 불출석한 증인은 고발할 것”이라며 “향후 김건희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김 여사를 다시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거들었다.

반면에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불법적인 청문회가 부당하다는 점을 항의하기 위해 증인이 불출석한 것”이라며 “국민의힘 위원이 불법청문회에 참석한 이유는 국민을 오도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해서이지 청문회 합법성을 인정한 게 아니다”고 했다.

17219856153368.jpg

최재영 목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신경전도 이어졌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이 청문회는 위헌·위법적 청문회”라고 하자 정 위원장이 “불법 청문회라고 생각하면 나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송 의원은 “나가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45분 후에야 다시 회의장에 돌아왔다. 이후에도 양쪽은 “돌아왔으니 합법청문회를 인정한 거냐”(정청래), “아니다”(송석준)고 맞섰다. 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정 위원장은 송 의원의 발언을 중지한 적이 있다.

1차 탄핵청원 청문회 당시 민주당·조국혁신당 위원이 국민의힘 위원의 연좌 농성을 뚫고 입장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진 점도 재차 불거졌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저는 당시 부상을 입었다. 명백한 국회선진화법 위반이자 다중 위력에 의한 특수공무집행 방해”라고 하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을 운운하면서 고소·고발하겠다는 데 무고가 될 수 있다”고 받아쳤다.

1721985615488.jpg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정청래 위원장에게 의사 진행 방식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체로 맥이 빠진 청문회였지만, 국민의힘 위원이 증인을 몰아세우며 역공세를 벌이는 장면도 나왔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최 목사를 향해 “김 여사의 부정(父精)을 이용해서 접근한 거 아니냐”며 “최재영은 스파이처럼 손목에 ‘몰카’ 시계를 차고 불법촬영한 범죄혐의자”라고 소리치면서다. 최 목사가 질문과 관계가 적은 답변을 하자 박 의원은 “조용히 하라”며 손에 쥔 자료를 책상에 내던지기도 했다.

조배숙 의원은 최 목사가 친북성향 온라인 언론 ‘프레스 아리랑’을 창간한 점을 들어 “북한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전해 편파적”이라고 비판했고 유상범 의원은 “북한의 주체사상에 동의하느냐”며 최 목사를 몰아붙였다.

한편 김 여사와 대통령실 인사가 불출석하자 민주당·조국혁신당 법사위원은 회의가 정회 중이던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관저 앞으로 몰려갔다. 경찰이 경호를 위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채 접근을 막자 관저와 200m 떨어진 곳에서 기자회견을 열고는 “김건희 여사는 중전마마냐”(이건태), “우리가 명품백을 안 가져와서 안 만나주시나”(김용민)고 외쳤다.

하지만 폭우가 쏟아지자 급하게 기자회견을 마치고 여의도 국회로 돌아왔다. 국민의힘 법사위원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 가족을 망신 주는 인민재판 계획이 틀어지자, 뜬금없이 관저 항의 방문을 일삼으며 선동용 정치쇼를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송석준 의원은 “오죽하면 하늘도 분노했는지 물 폭탄까지 내리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9,96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