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사람도 공격한다"…길이 2m '포악 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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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부산 영도구 태종대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어선 그물에 걸린 2m 악상어. 사람을 공격하는 '포악 상어'인 악상어가 경북 포항 죽도 이남 바다에서 발견된 건 처음이다. 사진 부산해양경찰서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은 부산 앞바다에서 대형 상어가 출몰했다. 사람을 공격해 ‘포악 상어’로 분류되는 악상어다. 이 종이 포항 이남 바다에서 발견된 건 처음이다. 이동하는 먹이를 쫓아 최근 4, 5년 새 동해에 출몰하던 상어가 남해에서까지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물 올렸다 혼비백산, 2m 악상어였다  

26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영도구 태종대 남동쪽 약 4.8㎞ 해상에서 조업하던 연근해 어선으로부터 “그물에 상어가 걸렸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해경은 길이 약 2m에 달하는 대형 상어를 확인했다. 해경이 고의로 포획한 흔적이 없는 점을 확인한 뒤 신고 어민에게 인도한 이 상어는 판매를 위해 울산의 한 위판장으로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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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삼척시 임원항 동방 약 3.7km 해상에서 정치망 어선 A호(24t급·승선원 7명)에 그물에 걸려 죽어있는 백상아리 1마리가 발견돼 해경이 피서철 피서객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 연합뉴스

부산 앞바다에 이런 대형 상어가 나타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한다. 상어 전문가인 최윤 군산대 교수에게 사진 확인을 요청한 결과 이 상어는 악상어로 파악됐다. 최 교수는 “경북 포항 죽도 이남 바다에서 악상어 출몰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어 “악상어는 한류성이다. 수온 상승에 따라 더 북쪽으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인데, 오히려 남쪽인 부산에 악상어가 나타난 건 특이한 사례다. 현재로썬 원인을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동해선 올해 23마리 먹이 따라온 듯”

국립과학수산원에 따르면 악상어는 청상아리ㆍ백상아리와 함께 사람을 공격하는 성격을 띤 ‘포악 상어’로 분류된다. 과학원이 지난해 1월 낸 ‘한국 연근해 상어 분류 도감’을 보면 한국 동ㆍ서ㆍ남해안엔 이런 포악 상어를 포함해 모두 49종의 상어가 살고 있다. 이 중 특히 포악 상어가 지난 5년 새 동해안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2, 3년 사이엔 나타나는 상어의 크기가 2m에서 3m까지 점점 커지는 양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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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해수욕장에서 지난 3일 해파리와 상어 방지망 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동해안에서는 해마다 발생하는 해파리에 이어 올해는 죽은 상어까지 잇따라 발견되면서 지자체와 해경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과학원 이선길 연구관은 “올해 들어 동해 연안에서는 악상어 11마리를 포함해 청ㆍ백상아리와 청새리상어 등 모두 23마리가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 변화로 수온이 오르자 난류성 어종이 북상하고, 이들을 먹이로 삼는 상어도 함께 이동하는 과정에서 동해안 출현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며 “원인 파악을 위해 출몰이 확인된 상어의 위 속을 조사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관은 또 “악상어 등 포악 상어는 조업하는 어민과 해녀, 해수욕장 피서객 등을 공격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상어 알림판과 그물, 경보 체계 필요”

부산해경은 부산 해수욕장 7곳을 관리하는 자치구 5곳에 공문을 보내 악상어 출현 사실을 알리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다시 대형 상어가 발견되면 시민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알릴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해경 공문을 받고 실제로 안전 대책을 논의한 자치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해수욕장 7곳 가운데 수중 그물망(해파리 유입 방지)이 설치된 곳은 해운대해수욕장뿐이다. 악상어가 나타난 태종대에서 직선거리로 6.5㎞ 떨어진 송도해수욕장을 운영하는 서구 관계자는 “(해경의) 공람은 받았지만 참고만 했다. 특별히 (상어 출몰 대비) 관련 논의는 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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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4일 강릉시 주문진읍 소돌항 북동방 4.72마일 해상에서 혼획된 악상어 한 마리가 인근 항구로 옮겨져 있다. 동해안에서는 최근 4, 5년 새 사람을 공격하는 성격의 악상어와 청상아리 등 상어가 출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최윤 교수는 동해안에서처럼 부산 앞바다 등 남해안에서도 상어 출몰이 늘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른 안전 대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동해안 해수욕장처럼 상어 출몰 가능성과 대처 요령 등 내용을 담은 알림판, 상어 접근을 막기 위한 그물망 설치 등이 필요해 보인다”며 “상어 발견 때 해경과 지자체, 피서객, 레저 업체 등이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는 전파 체계를 미리 갖춰야 혼란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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