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8조원 스폰서 몰렸다는 파리올림픽…관광객은 '미지근'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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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파리 센강에서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 수상행진 리허설에 참여한 선박들이 이동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6일(현지시간) 개막식을 선보인 2024 파리올림픽에 기업들의 관심과 함께 대규모 스폰서가 몰렸다. 하지만 정작 관광객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CNN은 최근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가 13억 달러(1조8000억원)에 달하는 스폰서십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럭셔리브랜드 그룹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를 필두로 프랑스 내 60개 기업을 포함해 코카콜라와 오메가 시계 등 글로벌 기업들도 대거 참여했다.

개막식이 열린 센강에서는 호화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미국 최대 은행 체이스은행은 신용카드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프랑스 음식과 DJ, 라이브 밴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라운지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LVMH는 메달과 단복, 와인 등 1억5000만 유로(약 2260억원)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파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6년 만에 관중 제한이 없는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팬데믹 기간 열린 2021 도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관중이 금지되거나 제한됐다.

"프랑스 관광객, 파리 말고 다른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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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프랑스 파리에서 관광객들이 2024 파리올림픽을 홍보하는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관광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영국 기반 글로벌 여행 업체 블랙토마토에 따르면 올여름 파리 여행 예약 건수는 지난해 대비 15% 감소했다. 블랙토마토 관계자는 "경기를 보지 않는 사람들은 요금이 비싼 시기에 여행하기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행객들이 파리보다는 프로방스와 니스 등 다른 지역을 선택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항공과 숙박 예약률도 예년보다 낮은 수준이다. 에어프랑스-KLM은 "여행객들이 파리의 올림픽 인파와 가격 프리미엄을 피하면서 파리를 오가는 교통량이 다른 유럽 주요 도시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업체 코스타에 따르면 현재 파리 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약 80%이다. 2012년 런던은 90%,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선 94%였다.

관광객이 외면하는 이유로는 비싼 비용과 안전 문제 등이 꼽힌다. CBS 뉴스는 "파리 시민들이 수개월 동안 SNS에 파리 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관광객들에게 오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CBS에 따르면 현재 파리 시내는 올림픽 관련 공사로 인해 교통이 매우 혼잡하며, 지하철 요금을 인상했다. 일부 호텔은 1년 전부터 가격을 평소 요금의 두 배 이상 올리기도 했다.

파리 도심에서 외국인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는 등 치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개막식 일주일 전인 18일엔 샹젤리제 거리 인근에서 경찰관이 흉기로 피습당하는 일이 있었다.

13조 넘게 썼는데…"남은 티켓 수십만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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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2024파리올림픽 축구 경기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경찰들이 폭탄 테러를 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당초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이전 대회들을 반면교사 삼아 올림픽에 드는 비용을 최대한 절약한다는 계획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의 시설 및 운영 예산은 89억 유로(13조4000억)에 이른다. 이전 대회들보다는 낮지만 파리에선 보안 인력에 막대한 추가 예산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 일대에 경찰과 군인 4만5000여 명과 민간 경비인력 5만 명을 배치했다. 이 밖에 센강 정화에 14억 유로(2조1000억원), 지하철 연장공사에 35억 유로(5조3000억원)가 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개최가 강력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한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반박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파리는 오랫동안 주요 관광지였기 때문에 이전 올림픽들과 같은 경제적 활력을 경험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실제로 경기 티켓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리올림픽 공식 재판매 사이트가 보유한 표는 27만1637개에 달했다. 한 달 전 약 18만 개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앞서 토니 에탕게 파리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재판매 사이트에 등록된 표 외에도 팔리지 않은 표가 수십만 장 남아 있다"고 밝혔다. FT는 "조직위는 올림픽 기간 1500만 명의 방문객을 예상하지만 호텔들은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며 "파리 시민 수백만 명이 올림픽 기간 도시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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