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울증 이겨낸 10대, 돌연 심정지…5명에 새삶 주고 떠났다

본문

1722214962714.jpg

기증자 유동은(19)양.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학창시절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이를 극복하고 일어선 10대 소녀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7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유동은(19)양이 심장, 폐장(좌·우, 동시 수혜), 신장(좌·우), 간장을 뇌사 장기기증했다고 29일 밝혔다.

유양은 지난 1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유양이 평소 장기기증 기사를 보며 기증 희망 등록을 하자고 했고, 늘 주변 사람을 돕는 착한 아이였기에 마지막 가는 길도 누군가를 돕길 원했을 것이라 생각해 기증에 동의했다.

이들은 딸이 우울증으로 힘들어했지만 극복해 다시 일어섰고, 삶의 끝에 좋은 일을 하고 간 딸을 통해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기 시흥시에서 1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유양은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밝은 아이였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미용 일을 하고 싶어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갑작스러운 공황 증세와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으로 극복했다. 유양은 아르바이트도 하고 같은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에게 상담을 해주는가 하면,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외국인 친구들을 직접 만나는 꿈도 꿨다.

유양의 어머니 김선희씨는 "동은아, 널 이렇게 먼저 떠나보내게 되어서 엄마가 미안하고 많이 사랑한다"며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좋은 곳에 갔을 테니, 거기서는 엄마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 네가 사랑하던 고양이 안개도 잘 키울게.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고 사랑해"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이삼열 기증원 원장은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을 앞두고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해 준 기증자 가족과 생명나눔을 실천하신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이 소중한 생명나눔으로 사랑이 퍼져나가길 희망하며,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기증원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30,322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