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HBM 이어 그래픽메모리 전쟁...SK하이닉스, 최고속도 GDDR7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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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GDDR7.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을 구현한 차세대 그래픽 메모리 제품인 GDDR7을 30일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중 GDDR7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미국 마이크론이 하반기에 모두 GDDR7 양산에 돌입하며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다.

GDDR은 그래픽 D램 제품의 표준 규격 명칭으로, 동영상과 같은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는데 특화한 메모리 칩이다. 3-5-5X-6-7 순으로 제품 세대가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이나 그래픽 처리를 넘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고성능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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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GDDR7. 사진 삼성전자

GDDR의 데이터 전송 통로(핀)는 수십 개 수준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보다는 한참 적지만 핀 1개당 데이터 전송 속도에서는 HBM을 능가해 활용 잠재력이 크다. 실제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이끄는 미국 텐스토렌트는 최근 HBM 대신 GDDR6를 탑재한 AI 가속기를 출시해 엔비디아와 경쟁 중이다. 향후 자율주행차 시장이 확대되면 그래픽 처리에 특화된 GDDR D램이 대거 탑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의 GDDR7은 핀 1개당 32Gbps(초당 전송되는 기가비트 단위 데이터)의 동작 속도를 구현한다. 특히 작동 환경에 따라 최대 40Gbps까지 가능해 메모리 3사 제품 중 최고 속도를 달성했다. 초당 최대 1.5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HD급 영화(5GB) 300편 분량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전력 효율도 GDDR6 대비 50% 이상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초고속 데이터 처리에 따른 발열 문제를 해결해주는 새로운 패키징 기술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제품 사이즈를 유지하면서 패키지에 적용하는 방열 기판을 4개 층에서 6개 층으로 늘려 열 저항을 줄였다.

SK하이닉스 이상권 부사장(DRAM PP&E 담당)은 “압도적인 속도와 전력 효율로 GDDR D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고사양 그래픽은 물론 AI·고성능 컴퓨팅(HPC)·자율주행까지 활용범위가 확대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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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아시아 최대 IT박람회 컴퓨텍스2024에서 프라빈 바이댜나탄 마이크론 부사장이 마이크론의 GDDR7 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타이베이(대만)=이희권 기자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GDDR7 개발을 마치고 연내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엔비디아·AMD 등 주요 고객사 확보를 위한 메모리 3사의 GDDR 경쟁이 HBM 경쟁만큼이나 치열해질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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