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00년만의 재앙 부른 남자…"서울 2.5배 탔다" 美 파크파이어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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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캐나다 서부에서 최근 발생한 산불로 미 대륙 전역에 연기가 뒤덮이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현지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지만, 폭염과 건조한 날씨 탓에 불길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2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미 캘리포니아주 북부 뷰트 카운티에서 시작된 산불(일명 '파크 파이어')로 지금까지 서울 전체 면적(605㎢)의 2.5배에 달하는 1489㎢가 탔다. 이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로는 역대 6번째 규모라고 CNN이 보도했다. 파크 파이어 영향으로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고, 건물 4000곳 이상이 화재 위협에 놓였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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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캐나다 서부에서 최근 발생한 산불로 미 대륙 전역에 연기가 뒤덮이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 소방관이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테하마 카운티에서 파크 파이어와 싸우고 있다. EPA=연합뉴스

소방 인력 수천 명이 진화에 나섰지만, 현재 전체 면적의 12%만 진압된 상태라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이번 산불은 42세 남성이 불에 타는 자동차를 18m 높이 협곡에 밀어 넣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지 검찰은 이 용의자를 체포해 신병을 확보했다고 CNN이 전했다.

이밖에 오리건주(州)에도 산불이 30여건 발생해 확산하고 있고,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도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 발생한 불로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렇게 각지에서 산불이 확산하면서, 연기가 대기 중으로 올라가 미 대륙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미국 기상예측센터 앤드류 오리슨 예보관은 "플로리다와 멕시코만 연안을 제외하면 현재 미국에서 연기가 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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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캘리포니아주 존스빌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관들이 도로 옆에 선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 로키산맥 내 최대 규모인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지난 22일 발생한 산불로 재스퍼 시(市)의 3분의 1이 불에 탔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재스퍼 시와 국립공원을 관통하며 319㎢ 면적을 태웠다. 산불 여파로 1100여개 건물 중 350여개가 파손됐다. 당국은 CNN에 "지난 100년간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기록된 가장 큰 산불"이라며 "진화에 최소한 3개월은 걸릴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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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캘리포니아주 뷰트 메도우즈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지친 기색이 역력한 한 소방관이 잠시 숨을 돌리는 모습. AP=연합뉴스

"산불 연기 장기 노출시 치매 위험 커"

이런 가운데 산불 연기에 장기간 노출되면 뇌 건강이 나빠질 수 있으며 특히 치매 위험이 많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29일 발표됐다. 알츠하이머 협회 국제 컨퍼런스에 따르면 연구진은 2009~2019년 남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120만명을 대상으로 산불 연기·자동차·공장 등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PM 2.5)의 영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산불 연기에 노출된 사람이 치매 진단을 받을 확률은 PM 2.5 농도가 1㎍/㎥ 높아질 때마다 21% 증가(3년 평균)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신경과의 홀리 엘서 박사는 CNN에 "산불은 치매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고려해야 할 대기 오염원"이라고 지적했다. 알츠하이머 협회 최고 과학 책임자인 마리아 카리요 박사는 CNN에 "산불 연기는 뇌세포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해 염증을 유발하고 신경 장애, 인지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전했다.

엘서 박사는 CNN에 지난해 캐나다와 하와이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것을 언급하며 "산불은 미 서부에서 대기 오염의 중요한 원천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에서 극심한 화재가 발생하는 빈도는 1980년대 초 이후 두 배 이상 늘었다.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발생한 PM 2.5가 캘리포니아주 전체 PM 2.5의 7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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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캘리포니아주 치코 근처에서 발생한 파크 파이어의 모습을 촬영한 적외선 사진. AFP=연합뉴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주택 화재보험료가 크게 올라 주택 보유자의 부담이 커졌다고 미 CNBC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온라인 보험 업체 폴리시지니어스에 따르면 2022년 5월~2023년 5월 미국 내 주택 화재보험료는 평균 21% 급등했다. 자연재해가 빈발하면서 보험금 지급 부담이 늘어나자, 보험사들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보험료를 올린 결과로 보인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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