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마 끝나자 지독한 더위 왔다…'체감 40도' 한증막 폭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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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에서 시민들이 모자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한호우 수준의 많은 비를 퍼부었던 장마가 끝났다. 대신 폭염의 기세가 절정에 달하면서 전국적으로 한증막 더위와 열대야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30일 브리핑에서 “태풍에 의한 기압계 변동성이 사라지고 우리나라는 당분간 아열대 고기압의 영향을 받겠다”며 “지난 27일을 마지막으로 전국 장마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19일부터 한 달 넘게 이어진 장마 시즌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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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장마는 제주에서 지난달 19일, 남부지방은 22일, 중부지방은 29일에 차례로 시작했다. 평년과 비교하면 제주(평년 32.4일)와 남부(평년 31.4일)는 각각 7일, 4일 정도 더 길었던 반면 중부(평년 31.5일)는 3일가량 짧았다.

이번 장마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등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 27일까지 장마철 총 강수량은 전국 평균 472㎜로, 평년(1991∼2020년) 강수량 356.7㎜의 1.3배에 달했다. 지난 30년을 기준으로 상위 16.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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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지역별로는 중부(506.3㎜), 남부(447.2㎜), 제주도(561.9㎜) 모두 평년의 130∼160% 수준의 비가 내렸다. 다만 기상청은 “정확한 올해 장마 시작과 종료일은 사후 분석을 통해 9월 중에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36도 이상 폭염 장기간 지속…체감 더위는 더 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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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한증막'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3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 신비한 물너미를 찾은 학생들이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시스

더위를 식혀줬던 장마가 물러난 이후에는 폭염의 기세가 점차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낸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에서 흘러나온 고기압이 한반도 위를 덮으면서 지상에 축적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기압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날도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35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나타나고 있다. 오후 2시 현재 경남 양산은 36.8도, 강원 동해는 36.3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서울도 31.1도를 기록했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 분석관은 “낮 기온이 평년을 훨씬 높게 웃돌면서 36도 이상의 날들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열이 계속 누적되면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들도 점점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높은 습도까지 더해지면서 체감온도가 40도 가까이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마치 사우나 안에 있는 것처럼 숨이 막히는 듯한 찜통더위를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폭염 피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8일까지 폭염으로 인해 4명이 사망했고 99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야외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장마는 끝났지만, 여름철 폭우에도 여전히 대비해야 한다. 장마 종료 이후에도 집중호우가 내리는 경우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김 분석관은 “폭염기 시작이 반드시 호우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수증기량이 많기 때문에 작은 기압골 남하에도 집중호우가 나타날 가능성은 언제든지 존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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