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리스, '부통령'과 펜실베이니아 유세…샤피로 주지사 낙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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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swing state)에서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해리스는 전체 지지율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잡은 데 이어 7개 경합주 중 일부에선 트럼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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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그런데 해리스가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경합주 중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핵심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가 포함돼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 승리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중의 핵심 지역으로, 해리스와 도널드 측 모두 사실상의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해리스의 유력한 부통령 후보감으로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부상한 이유다. 트럼프 역시 암살 미수 사건을 겪은 이곳에서 대규모 유세를 앞두고 있다.

승부처…그런데 지지율은 '경고등'

30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합주로 분류된 7개 지역에서 해리스는 미시간주에서 트럼프를 11%포인트 앞섰고, 애리조나·위스콘신·네바다주에선 2%포인트차로 우세를 보였다. 조지아주의 지지율은 동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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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대선 캠페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해리스가 뒤지고 있는 지역은 펜실베이니아(4%포인트)와 노스캐롤라이나(2%포인트)다. 바이든이 지난 5일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위스콘신과 미시간을 제외한 5곳에서 열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해리스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그럼에도 해리스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만약 펜실베이니아에서 역전하지 못할 경우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선거 예측 사이트 ‘270투윈’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는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251명을 사실상 확보한 상태다. 만약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만 승리할 경우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270명의 선거인단을 단숨에 넘어서게 된다.

해리스의 입장에선 펜실베이니아 패배가 대선 패배와 사실상 동의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역할론’ 확대되는 샤피로 주지사

이 때문에 미국 정치권에선 유력한 부통령 후보군으로 떠오른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의 역할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2명 가량이 검토됐던 해리스의 부통령 후보군은 현재 5명 내외로 압축됐다. AP통신은 특히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샤피오 주지사와 마크 켈리 애리조나 상원의원이 선두권에 올랐다”며 “6일부터 부통령 후보가 해리스와 함께 주요 경합주를 돌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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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29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앰블러의 위사히콘 고등학교에서 열린 '해리스 포 프레지던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선두권으로 분류된 두 사람의 정치적 기반은 모두 경합주로 분류된다. 다만 11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애리조나에 비해 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의 무게감이 더 크다.

또 펜실베이니아는 미시간·위스콘신 등 주변 ‘블루월(과거 민주당 우세지역)’ 경합주의 민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가 인근인 오하이오 출신의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도 이곳에 대한 공격의 의미가 있다.

'99% 찬성' 해리스…6일 펜실베이니아 공동 유세

해리스는 이날 애틀랜타에서 열린 선거 유세 중 기자들에게 ‘러닝메이트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직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현지 소식통은 “선거 지형을 감안해 샤피로 주지사에 다소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다만 공화당 밴스 후보와 관련한 부정 여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후보 지명을 늦추며 여론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전략이 보다 유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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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왼쪽)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리딩 터미널 마켓에 들러 언론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해리스가 오는 5일 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AP가 부통령 후보의 공식 활동 일자로 지목한 6일은 민주당이 후보 등록 마감일로 상정한 7일을 하루 앞둔 시점으로, 해리스는 6일부터 샤피로가 주지사로 있는 펜실베이니아를 시작으로 부통령 후보와 함께 7개 경합주를 돌며 쌍끌이 유세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해리스 캠프는 첫 유세 도시가 펜실베이니아로 정해진 것과 관련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아달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한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이날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호명투표를 다음달 1~5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 올릴 청원 절차에선 전국 대의원 3923명이 해리스를 후보로 청원하면서 단독 후보로 확정됐다. 찬성률은 99%에 달했다.

트럼프 ‘피격 현장’서 대규모 유세 '맞불'

트럼프에게도 펜실베이니아는 반드시 승리해야 할 지역이다. 특히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 사퇴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지난 13일 트럼프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했던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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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의 버틀러 팜쇼에서 열린 선거 유세 도중 오른쪽 귀에 총을 맞은 뒤 미 비밀경호국 요원의 부축을 받으며 유세장을 떠나고 있다. 당시 그가 외친 "싸우자"는 공화당의 결집을 이끌어내는 데 역할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때문에 트럼프는 31일 펜실베이니아 유세를 재개한다. 암살 시도 직후 이뤄진 바이든의 사퇴와 해리스의 등장, 민주당의 결집 등으로 여론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진 암살 미수 사건에 대한 관심을 재차 부각할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트럼프는 총격 사건이 발생한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의 대규모 야외 집회를 열 계획까지 밝힌 상태다. 다만 아직 구체적 장소와 시간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해리스 ‘광고’ 대결 시작

한편 양측은 이날부터 본격적인 선거 광고전에 착수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를 강조하기 위해 검사 경력을 내세웠고,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 시절 해리스가 주도했던 국경문제를 부각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날 공개된 해리스의 광고는 다음달 전당대회 전까지 집행하기로 한 5000만 달러 규모의 선거 광고 중 첫번째로, 해리스는 20년 이상인 자신의 검사 이력과 대기업 감세, 와마케어 종료 등을 주장하는 트럼프를 대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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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나란히 박수를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트럼프는 30초짜리 광고에서 “남부 국경을 지켜야 할 책임자였던 해리스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해리스는 위험할 정도로 진보적이고, 미국인들은 그 대가를 현재 치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캠프는 향후 2주간 1220만 달러 규모의 TV광고를 예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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