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반기 국세 10조 덜 걷혔다…법인세 '16조 펑크'가 결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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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조원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해 기업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세수 구멍’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감세를 확대하는 정부 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9조9800억원(5.6%) 감소한 16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난 상황에서 연간 예산 대비 국세 수입 비율을 의미하는 진도율은 45.9%를 달성했다. 최근 5년 평균 진도율(52.6%)보다 6.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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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기업으로부터 걷는 법인세 수입이 16조1000억원(34.4%) 감소하며 전체 세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법인세는 전체 국세 수입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법인세 납부액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적자를 내며 법인세가 부과되지 않은 여파가 컸다. 6월까지 법인세 진도율은 39.5%에 그쳤다. 5년 평균 진도율(57.9%)에 18.4%포인트 못 미친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과 연계해 세율을 인하했던 증권거래세 수입은 전년 대비 3000억원(9.5%) 감소했다. 정부는 세법 개정안에서 금투세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상반기 부가가치세 세수는 전년 동기 대비 5조6000억원(15.7%) 증가했다. 최근 부가세 수입은 환급 감소, 환율 효과에 따른 수입 증가로 늘어나는 중이다. 소득세는 고금리 영향으로 이자소득세가 늘며 전년 대비 2000억원(0.3%) 증가했다.

최근의 세수 흐름을 보면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양도소득세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4‧5월 주택 거래가 증가했고 약 3개월의 시차를 두고 양도세가 6월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7~9월에도 양도세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종합부동산세 수입은 감소 중이다. 종부세는 12월에 내고 이듬해 6월에 분납을 하는데, 정부의 종부세 완화로 지난해 결정세액 자체가 줄며 6월까지 세수가 전년 대비 4000억원 감소했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경기가 나아지며 세수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윤수현 과장은 “상반기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하반기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회사가 많이 늘었다”며 “근로소득세 수입은 점점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인세를 중심으로 한 세수 감소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세법 개정안을 향한 야당의 ‘부자 감세’ 비판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현행 세법 대비 4조3515억원 세수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는 감세안이다. 법인세 완화와 함께 상속‧증여세 최고세율 인하, 최대주주 할증 과세 폐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가는 정부가 안정적인 세수를 확보하고 정책을 펴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에는 기업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며 “법인세 수입도 다시 늘어날 수 있지만, 감세 정책으로 결국 세수가 상쇄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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