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역적 시진핑" 붉은 현수막에 中 발칵…2년전 '백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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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중국 후난성 신화현의 한 육교에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듯한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X캡처

중국 후난(湖南)성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통치를 반대하는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시 주석을 독재자, 역적 등으로 지칭하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도심 한가운데 걸렸다. 지난 2022년 10월 베이징 쓰퉁차오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나온다.

31일 대만 중앙통신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전날 후난성 신화(新化)현의 한 육교엔 흰색 천에 붉은색 글씨가 적힌 현수막이 2개 걸렸다. 한쪽에 걸린 현수막에는 ‘특권 대신 평등을, 통제 대신 자유를, 거짓말 대신 존엄성을, 문화혁명 대신 개혁을, 지도자 대신 투표를, 노예 대신 시민을 원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반대편에 걸린 현수막에는 ‘파업과 수업거부를 통해 독재자이자 나라의 역적(國賊) 시진핑을 파면하자, 통제(腦控)에 반대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 같은 모습은 30일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李老師不是你老師)란 이름의 계정을 쓰는 인사가 X(옛 트위터)에 해당 모습을 찍은 10초가량의 영상 2건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영상에선 현수막이 걸린 육교 주변에선 “자유를 원하고, 민주를 원하고, 선거를 원한다. 파업과 수업거부를 통해 독재자이자 나라의 역적 시진핑을 파면하자”는 내용이 담긴 음성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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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란 이름의 X(옛 트위터) 계정엔 중국 후난성 신화현의 한 육교에 걸린 반정부 현수막의 영상이 올라왔다. X 캡처

중앙통신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구호가 미리 녹음된 내용인지 현장에서 누군가가 직접 발언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며 “영상에는 육교 아래로 차량이 지나가고 길가에 있던 사람들이 육교 쪽을 살펴보는 장면도 잡혔지만, 육교 위를 지나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직 중국 당국의 공식 반응이나 현수막 시위 이후 달라진 상황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위를 두고 2022년 쓰퉁차오 시위를 연상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중앙통신은 “후난성 현수막 시위 문구는 쓰퉁차오 시위 당시 문구를 모방한 것 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의 물리학자 펑리파는 2022년 10월 제로코로나(淸零) 정책과 시진핑 체제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쓰퉁차오에 내걸고 1인 시위를 벌였다가 체포됐다. 하지만 이 시위는 그해 말 상하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해 전국적으로 번진 반(反)정부 시위인 백지시위를 촉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시위를 알린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 역시 중국 내 반정부 시위 현장을 알려온 대표적 인사다. 160만 팔로워를 보유한 그는 지난 2022년 백지시위 현장 영상과 사진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유명해졌다.

자유시보는 “최근 중국 경제가 부진하고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은 언론 자유와 같은 기본 인권을 엄격하게 억압하고 있다”며 “이번 영상은 중국인들이 감히 분노의 소리를 낼 수 없게 만든 가운데 공개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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