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인 하르키우 근처 전장에 있는 장갑차를 원거리에서 찍은 사진(왼쪽 상단)과 2018년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의 NLOS 장갑차 사진(오른쪽).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제 장갑차를 사용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비가시거리(NLOS)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한 용도로 추정된다.

3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매체 ‘꾸프’는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하르키우 인근 전장에 있는 장갑차를 원거리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매체는 해당 장갑차가 비가시거리(NLOS)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는 무기 체계라고 소개했다. 다른 매체들도 이 사진을 2018년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의 NLOS 장갑차 사진과 비교하며 장갑차가 북한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했다.

NLOS(Non Line Of Sight)는 ‘비가시거리영역’의 약자로 무선 데이터 링크(연결) 체계를 이용해 최대 25㎞ 떨어진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미사일에는 적외선 및 전자광학 탐색기가 장착되어 있고, 발사 후 목표물에 명중할 때까지 미사일에 설치된 카메라로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미사일 사수는 이를 보고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민간단체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은 이날 RFA와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매체는 이 장갑차를 ‘불새-4’로 불렀는데 이는 보병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이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진 속에 나오는 장갑차는 바퀴가 6개인 6축 구동형이라 외향이 북한 M2010 장갑차와 유사해 차량 자체는 북한에서 조달한 것이 맞다고 평가했다. M2010은 한미연합사가 이 북한 장갑차에 붙인 코드이름이다.

M2010은 북한 서해안에 집중 배치된 해안포를 파괴하기 위해 배치한 한국의 스파이크 NLOS 미사일 체계와 비슷해 '북한판 스파이크'라고 불린다.

이 국장은 “러시아가 강력히 요청해서 북한으로부터 받았을 것”이라며 “현재 러시아 화력이 부족하다. NLOS 무기체계를 대전차 미사일로 쓰기보다 가시거리 밖을 공격하는 곡사화기처럼 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미 국방정보국은 지난 5월 러시아가 지난 1월 우크라이나에 쏜 미사일이 북한산 탄도미사일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국방정보국은 당시 지난 1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발견된 미사일 잔해와 지난해 8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술미사일생산공장을 방문해 공개한 탄도미사일 사진을 분석해 북한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29일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의차 일본 도쿄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은 1만2000개 컨테이너를 러시아로 보내고 있다”면서 “이는 포탄으로 치면 최대 560만 발 분량”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 장관은 6월 인터뷰에선 최대 480만 발이라고 추정했는데, 최근까지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계속 건네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