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캠벨 부장관 “중·러, 대북 영향력 놓고 경쟁…중국 불안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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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두고 경쟁하고 있고, 중국이 러시아의 대북 밀착에 불안해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를 두고 “최근 들어 북·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정황과도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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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30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중국·북한·이란 등) 권위주의 국가 간 관계가 매우 복잡하다”며 이런 견해를 밝혔다. 캠벨 부장관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역임하는 등 역내 상황 분석에 가장 정통한 관료로 평가받는다.

이날 그는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주제로 열린 청문회에서 “이들 국가는 서로를 불신하는 지도자들에 의해 서로를 교묘하게 조종하고 있다”며 “가령 현재 중·러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경쟁하고 있고, 중국은 러시아가 북한에 취한 몇 가지 조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방북해 군사동맹에 준하는 수준의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것을 둘러싼 북·중·러 3국 간 이해관계를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중국은 지난 5월 다롄(大連)에 있던 북·중 정상 간 우호의 상징인 ‘발자국 동판’을 없애는 등 북한과 불편한 관계를 노골적으로 표출해왔다. 이 동판은 2018년 5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일대를 산책하며 친교를 쌓은 걸 기념하기 위한 조형물이었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역시 “중국 눈치를 보지 말라”는 김정은의 지시로 중국과 거리를 두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중앙일보 7월 31일자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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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눴던 중국 다롄 외곽 휴양지 방추이다오 해변에 설치된 양 정상의 발자국 동판(왼쪽)과 동판이 철거된 모습(오른쪽). 사진 대북 소식통

중·러가 경쟁하는 지역은 북한뿐만 아니다. 캠벨 부장관은 “(양국이) 북극 지역을 두고도 경쟁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분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미국에) 불만을 품고 있는 다양한 국가들 사이에 복잡한 외교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권위주의 국가 간) 연계가 점점 더 의도적으로 모든 곳에서 우리에게 도전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미국은) 우리와 협력하는 동맹국들과 함께 연합을 구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일본·호주 등 인·태 지역의 핵심 동맹국들이 유럽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을 거론하며 “전례가 없는 일로, 미국의 지원과 독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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