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공의 1.4% 지원에 정부 추가모집…의료계도 '전문의 중심 병원&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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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1%대의 낮은 지원율로 마감되자 정부는 이달 중 추가 모집을 하기로 했다. 1명의 전공의라도 더 복귀하도록 문을 열어둔다는 취지인데, 의료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1일 보건복지부는 전날 마감된 하반기 전공의 모집(9월 수련)에 지원한 인원이 104명(인턴 13명, 레지던트 91명)이라고 밝혔다. 전국 수련병원 126곳이 모집한 인원은 총 7645명이었지만, 실제 지원자는 1.4%에 불과한 셈이다.

지원자 104명 중 절반 가까운 45명은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인 '빅5'에 몰렸다. 삼성서울병원에 가장 많은 20명이 지원했고, 서울성모병원 등 8개 수련병원이 소속된 가톨릭중앙의료원에는 14명이 지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6명이었고, 서울대병원 5명, 서울아산병원은 0명이었다. 그 밖에 다른 병원들도 지원자가 한 자릿수거나 아예 없었다. 수련병원들이 올해 안에 전공의 공백 해소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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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저조한 지원 속에 복지부는 당초 고려하지 않는다던 추가 모집을 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모집 이유는 "전공의들에게 수련 복귀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상세 일정은 이달 초 공고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처음엔 추가 모집을 검토하지 않았다. 그러나 병원이나 환자 입장에선 1명의 전공의라도 돌아오면 좋은 상황이라 (추가 모집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전공의의 대규모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빅5 병원 관계자는 "열흘 정도 모집해도 이 정도밖에 지원하지 않았는데, 더 모집한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길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대부분 병원은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전제하에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공의 대부분은 병원 복귀 의사가 적은 편이다. 일반의(전문의 자격이 없는 의사)로 개원가에 취직하는 등 새로운 진로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 또한 의사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엔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 신상을 올리며 조롱하는 등 복귀를 위축시키는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압박에 지원을 철회하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빅5 병원 교수는 "(지원 서류를) 접수했다가도 고민 끝에 면접 장소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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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1일 종로구 서울대의대 융합관에서 열린 ‘의료개혁, 현장이 말하다’100분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전공의 없는 상급종합병원 상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료계도 '전문의 중심' 병원 구축을 고민하고 나섰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전문의 중심병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앞서 정부는 상급병원의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문의·중환자 진료 중심으로 구조를 전환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정부의 개편 방향엔 공감하면서도 '준비 부족' 등을 우려했다. 임종한 주치의운동본부 운영위원장(인하대 의대 교수)은 "경증 환자를 가능하면 1·2차 병원으로 보내는 회송 체계를 구축하는 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3차 병원 구조 전환이 1·2차 의료기관 변화와 동반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차 의료기관의 질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현재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하은진 서울대병원 교수(신경외과)도 "급성기 치료가 끝난 환자를 2차 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보내야 하는데, 동의를 얻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 안에서 중증 환자에게 상급병원 진료를 양보할 준비가 국민도 돼 있는 상태에서 (구조 전환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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