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극적으로 얻은 여자 레슬링 국가대표 이한빛. 사진 대한레슬링협회

레슬링 여자 자유형 62㎏급 간판 이한빛(29·완주군청)이 극적으로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땄다.

대한레슬링협회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에 "세계레슬링연맹(UWW)이 오늘 새벽 파리 올림픽 아시아쿼터 대회 준결승에서 이한빛을 누르고 올림픽 티켓을 땄던 몽골의 푸레우도르징 어르헝이 도핑 양성 반응을 보여 올림픽 출전권을 박탈했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UWW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이한빛의 올림픽 출전 희망 의사를 물었고, 우리는 출전한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한빛은 오는 3일 여자 자유형 유배희 감독과 파리로 향할 예정이다. 여자 자유형 62㎏급은 9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이한빛은 지난 4월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아시아쿼터 대회 준결승에서 어르헝에게 0-4로 패하며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해당 대회 각 체급엔 2장씩의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어 결승에 진출한 어르헝과 북한의 문현경이 티켓 획득에 성공했다.

이한빛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꿈의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과 관련해 "오늘 점심에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더라"며 "그토록 바랐던 무대를 밟게 된 만큼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르고 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한빛은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뒤 아버지 생각이 제일 먼저 났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표현하지는 않으셨지만, 아시아쿼터 대회 탈락으로 아버지가 크게 상심하셨을 것"이라며 "아버지는 어렸을 때 어머니를 여읜 우리 세 남매를 홀로 키워주셨다. 누구보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를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또 "서울 리라아트고교 재학 당시 운동을 그만둔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김동성 코치님과 현 소속팀인 완주군청 정환기 감독님, 김정환 코치님께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한빛이 파리 올림픽 막차를 타면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의 규모는 기존 143명에서 144명으로 늘었다. 이한빛은 해당 체급에서 한국 일인자 자리를 놓치지 않은 간판선수다. 다만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