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하메네이, 이스라엘 공격명령…네타냐후 “모든 시나리오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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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장례식 행렬에 운집한 이란인들. 전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하니야가 사망하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라고 명령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암살돼 이란이 복수를 천명한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이스라엘에 대응할지 주목된다.

하니야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새벽 피살된 후 긴급 소집된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고 명령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란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전쟁이 확대돼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에 대비한 방어 계획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하메네이는 1일 테헤란대학에서 치러진 하니야 장례식에서 관 앞에 서서 직접 추모 기도를 했다.

이란 관리들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하이파 인근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드론 및 미사일 복합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멘·시리아·이라크 등 다른 전선에서 공동 공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멘의 후티 반군, 시리아 정부군,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등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저항의 축’이 동시에 공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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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야 피살 장소 추정 건물. [사진 텔레그램 캡처]

다만 이란이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민간인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피하는 등 공격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서로 적대하지만, 직접 맞붙은 적은 거의 없다. 이란은 서방 제재로 인한 경제난으로 전면전보다는 ‘저항의 축’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리전’을 펼쳐왔다. 이스라엘도 무력 공격보다는 이란 핵 과학자나 군부 실세 암살, 사이버 공격 등을 동원했다.

이란에선 소수의 고위 보안 관리만이 하니야가 머무는 곳을 알고 있었을 거라는 점에서 정보 유출 우려와 최고지도자 안전 보장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카일리 무어 길버트 호주 맥쿼리대 연구원은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하니야의 암살 시기와 장소 모두 이란에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다. 이란 내부의 이란인들이 거의 확실히 도움을 줬다는 점에서 이란 정권은 걱정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마스보다 전력이 강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확전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헤즈볼라 최고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는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니야 피살과 관련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TV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이란과 그의 축들과 실존적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하니야는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 다음 날인 이날 새벽 2시 테헤란의 혁명수비대 게스트하우스에서 ‘공중 유도 발사체’의 공격을 받아 피살됐다. 이스라엘에서 테헤란까지 거리가 1600㎞에 달해 이스라엘이 전투기를 이란 국경 근처로 출동시킨 뒤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공격했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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