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스라엘 인권단체 "교도소서 팔 수감자에 구타·성폭행"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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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4월 3일 가자지구의 알-시파 병원 주변의 폐허가 된 지역에서 한 남성이 건물 잔해 사이로 손수레를 밀며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성폭력과 구타 등 학대 수준의 인권 침해에 시달리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인권단체 베첼렘(B'Tselem)은 '여기가 지옥(Welcome to Hell)'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팔레스타인 수감자에 대한 비인간적인 학대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체포돼 수감 생활을 한 피라스 하산(50)은 정원이 7명인 방에 20명이 갇혀 있었으며 여러 차례 구타를 당했다고 말했다. 수감 시설엔 씻을 물이 부족해 위생이 좋지 않았고, 식사론 적은 양의 쌀만 제공됐다고 한다. 이로 인해 하산은 지난 4월 무혐의로 풀려날 때 몸무게가 수감 전보다 22㎏ 빠진 상태였다.

여성 수감자들에게는 생리대도 제공되지 않았으며, 성폭행 위협에 시달렸다는 증언도 있었다. 베첼렘은 이는 "조직적 학대"로 간주해야 한다며 이스라엘 수감 시설을 '고문 수용소'로 불러야 할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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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9일 이스라엘 남부 베에르셰바 인근에서 이스라엘 군경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학대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한 뒤 일부 시위대가 스데 테이만 구금시설 밖으로 난입한 뒤 시위대가 모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군인들에 의한 학대도 자행됐다. 월스트리트저널(WJS)은 최근 네게브 사막에 위치한 군 수용소 스데테이만에서 군인 10명이 수감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한 팔레스타인 수감자는 폭행으로 갈비뼈가 골절됐고 직장에 이물질이 삽입돼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을 입었다. WSJ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수감자들의 부상을 살펴본 의료진의 보고로 조사가 시작되며 드러났다.

한편 군인들이 체포되자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과 극우 정당 의원들이 군 수용소를 찾아 "헌병대가 우리 최고의 영웅들을 체포하러 스데테이만에 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의 일부 의원들도 의회에서 이런 결정을 비판했다. 다른 의원이 "사람의 항문에 막대를 넣는 게 합법적인가?"라고 묻자 하노흐밀 위드스키 의원은 "그렇다"며 "그가 누크바(하마스 최정예 특수부대)라면 그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일이 합법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도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에서 구금된 팔레스타인인들이 물고문과 잠 안 재우기, 전기 충격, 개 풀기 등 갖가지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수감자들은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에 대한 이스라엘 당국의 태도가 악화했다고 입을 모았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 수감자 수는 하마스의 기습 이전 5200명 수준에서 지난달 초 9623명으로 급증했다. 수감 중 사망자도 연간 한두명이었지만 전쟁 발발 후 60명 이상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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