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상수지 흑자 81개월 만에 최대…차 수출은 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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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6년 9개월 만에 최대로 확대됐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수출이 크게 늘어났는데 반대로 수입은 감소하면서 흑자 폭을 키웠다.

7일 한국은행은 6월 경상수지가 122억6000만 달러(약 16조89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 단위로는 2017년 9월(123억4000만 달러) 이후 최대치이자 역대 세 번째로 큰 경상수지 흑자 규모다. 상품수지(수출-수입) 흑자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주도했다. 경상수지 구성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가 114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6월 반도체 수출액은 136억2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0.4% 늘었다. 같은 기간 정보통신기기와 석유제품의 수출 증가율은 각각 26%, 8.5%에 달했다. 반도체에 힘입어 6월 전체 수출액은 588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1년 전보다 8.7% 증가한 수준이다. 수출 증가세는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반면 6월 수입액은 473억5000만 달러로, 1년 전(502억2000만 달러)보다 5.7% 줄었다. 원자재(-6.6%), 자본재(-4.6%), 소비재(-15.6%) 수입이 일제히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데다 내수가 부진하면서 승용차 수입이 44.1% 감소한 영향이 수입액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일부 미뤄지고, 항공기 수입이 지연된 여파도 있다.

상반기(1~6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77억30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억5000만 달러)보다 대폭 개선되면서 2021년 하반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흑자 폭은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미국 대선과 중동 분쟁 등 불안 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한국 수출호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이날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53억67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1%로 역성장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앞서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709억 달러(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한국의 2위 수출 품목 자리에 올라섰다. 올해 상반기도 자동차 수출 성장세가 이어졌다.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한 370억1000만 달러를 수출하며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면서 주춤하고 있다.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 수출이 급감한 탓이 크다. 월간 전기차 수출은 올해 1월까지 성장세를 이어가다가 2월 전년 동기 대비 -21.2%로 하락 반전하더니 6월(-43.2%)과 지난달(-36.5%) -40% 안팎 수준으로 낙폭을 키웠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전기차 캐즘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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