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주주 관점서 장단점 따져봤냐"...거버넌스포럼, 두산3사에 공개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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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클린에너지'와 '스마트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사업 부문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한다고 밝혔다. 사진 두산그룹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두산그룹이 추진 중인 사업구조 개편안에 대해 일반주주들이 가질 의문점을 모아 그룹 측에 공개질의 했다. 두산로보틱스가 금융감독원의 보완 요구 2주 만에 합병비율을 원안대로 유지하는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이 정정신고서에 나온 회사의 설명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 물은 것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9일 ‘두산 3사 분할합병 등 정정 증권신고서 관련 공개 질의’를 통해 두산그룹·밥캣·에너빌리티 등 이사회에 “최근 주가 폭락에서 보듯 국민연금과 일반주주에게 많은 경제적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데, 이사회에서 기업가치 제고계획과 자본거래의 관계에 대해 논의했는가”라고 물었다.

또한, 각 사의 이사회에서 이사들이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에 따라 일반주주 관점에서 얼마나 상세하게 이번 자본거래의 장단점을 토론했는지, 신뢰할 수 있는 국내외 금융기관이나 컨설팅사 자문을 받았는지, 이사회가 이번 자본거래를 보고받은 시점은 구체적으로 언제이며 논의한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를 세세하게 질의했다. 자본거래 발표 직후 회사가 외국 기관들만을 상대로 따로 설명회를 연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에 대한 녹취본을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도 물었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대표이사와 이사회 등 각사에도 정정신고서에 따른 세부사항에 대해 질의했다. 두산밥캣을 직접 매각하는 경우가 자회사로 보유한 두산로보틱스의 주식을 교부 받는 것보다 불리하다는 회사의 설명에 대해 ‘밥캣 지분 직접매각 땐 현금 유입이 어느 정도일 것으로 전제했나’ ‘매각 대금을 통한 신규 투자 여력 확보로 기업가치 제고에 따른 주가 상승은 고려했는가’ 등을 물었다. 또한 분할 합병 이후 사업성과 전망도 짚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질의는 주식회사의 일반적인 의사결정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서 실질적 논의가 이루어졌는지를 그리고 모든 주주가 공평한 정보를 받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의문점을 다양한 관계자들로부터 취합하여 정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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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산의) 정정신고서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 요구를 하겠다”라며 “기본 원칙은 최초 증권 신고서 제출 시 부족했다고 생각한 부분, 즉 구조 개편의 효과, 의사 결정 과정, 그로 인한 위험 등에 대해 주주들의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기재되어 있는지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여전히 지배주주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기업 경영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근절되어야 할 그릇된 관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향후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재편 진행은 금감원의 결정에 달렸다. 금감원이 이번 정정신고서에서 다시 보완을 요청하지 않으면 두산그룹은 다음 달 하순 경에 주주총회를 열어 주주들을 설득에 나설 전망이다. 만약 금감원의 추가 정정 요구가 재차 이뤄진다면 그만큼 두산그룹의 사업개편은 늦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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