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출구전략 모색하나?…美 "보복하면 이란경제 타격"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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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이란에서 암살당한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 대신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아랍국 사이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휴전’을 명분으로 이란의 체면을 세워주고 보복을 단념토록 하는 카드가 제시됐다.

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회의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대한 중재 논의가 있었다. 아랍국들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의 진전을 대가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단념하도록 이란을 설득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앞서 이란은 자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가 지난달 31일 암살 당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죽음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보고 ‘피의 보복’을 선언했었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 중동 주변국까지 나서서 말리면서 이란은 하니야 피살 이후 열흘째 특별한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CNN은 “(이란 입장에선 보복을 그만두기 위해선 가자지구 휴전처럼)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의 생명을 더 신경 쓴다’는 식의 외교적 치장물이 필요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란 내부에서도 특이 동향이 감지됐다. 이란의 반체제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8일 소식통을 인용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 자제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신정국가인 이란이 보복 선언을 철회하기 위해선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의 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역시 오는 15일 열리는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참석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이란의 즉각적인 보복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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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EPA=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이란에 대해 추가 경제 제재 카드로 압박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란 측에) 보복 공격 시 이란 정부와 경제에 파괴적 타격이 있을 것이란 메시지를 보냈다”며 “경기 침체로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일 여력이 없는 (이란 입장에선 영향력이 큰 메시지)”라고 전했다.

이란이 보복을 완전히 단념한 것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이란이 민간인보다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등 하니야 암살에 책임이 있는 이들을 겨냥해 (보복을 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당장 이스라엘은 이란보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세력인 헤즈볼라의 공격 가능성에 더 긴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푸아드 슈크르 등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을 사살해 헤즈볼라의 맞대응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스라엘 안보내각(security cabinet)이 8일 밤 비상상황 대비 훈련 차원에서 군 지하벙커에서 긴급회의를 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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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FP=연합뉴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4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한 데 대해 이스라엘 국민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깊이 사과한다(I am sorry, deeply)”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가 당시 공격에 대해 사과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실패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중동의 긴장을 끌어올리는 각종 군사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스라엘은 서방의 친팔레스타인 움직임에도 단호한 반응을 내고 있다. 8일 이스라엘 정부는 노르웨이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주권 국가로 인정한 것과 관련, 자국 주재 노르웨이 외교관 8명의 지위를 박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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