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진화하는 北 IT 범죄…‘노트북 공장’ 만들어 세금 내는 미국인 행세 위장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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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를 미국 시민권자로 속여 취업을 돕고, 벌어들인 수익의 돈 세탁에도 관여한 미국인이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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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가 8일(현지시간) 북한 IT 노동자들의 위장 취업을 도운 혐의를 받는 미국인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

미 법무부는 8일(현지시간) “테네시주에 거주하는 38세 매슈 아이작 크누트를 붙잡아 수사에 착수했다”며 “그는 북한 IT 노동자를 미국인으로 위장해 미국과 영국 기업에 취업하는 데 조력한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크누트는 ‘노트북 농장(laptop farm)’을 운영하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미국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왔다. 노트북 농장은 여러 대의 노트북을 사용해 동일 인터넷망에 접속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크누트의 노트북 농장을 통해 북한 노동자들은 로그인 지역을 실제 거주지인 중국이 아닌 미국으로 속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후 미국과 영국 언론·기술·금융 회사들에 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원격 근무를 하며 2022년 7월∼2023년 8월까지 25만 달러 이상 벌어들였다. 이 과정에서 명의를 도용해 미국인처럼 세금을 납부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미 법무부는 설명했다. 크누트는 이들이 벌어들인 돈을 미국 밖의 계좌로 보낼 수 있도록 돈세탁에도 관여했다.

미 법무부는 또 북한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수익이 최종적으로 북한으로 흘러들어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이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에 투자한 셈이라 고용 절차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미 법무부의 당부다. 한국 기업 역시 이런 주의 의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최근 북한의 외화벌이는 러시아와 교역에서도 활발히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지난 6월 북·러 정상회담을 전후로 북한과 러시아 간 철도를 통한 교역이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 2월 1일부터 7월 9일 사이에 찍힌 위성사진을 비교한 결과 4월 10일 이후 촬영된 모든 위성사진에는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석탄을 운송하는 데 사용되는 광석 운반 화물열차가 식별됐다. 분석 기간 동안 북·러 횡단철도의 두만강 지역 시설에서 광석 운반 화차가 평균 95량(최저 57량·최대 175량), 하산 지역에서는 평균 99량(최저 42량·최대 161량) 관측됐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정제 석유 제품을 보내는 데 쓰이는 유류 화차는 두만강 쪽에서 평균 76량, 하산 쪽에서는 평균 44량이 포착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에 따라 대북 정제유 공급은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된다. 북한에 정제유를 보내는 나라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신고해야 하지만, 러시아는 1월을 마지막으로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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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9일 평양 에서 정상회담 뒤 서명한 조약을 들어 보이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분단을 넘어는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군수품을 지원한 대가일 수 있다”며 “국제 제재를 무시하는 노골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북·러 간 예상했던 군사 기술 협력이 가속화할 조짐도 포착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이날 러시아 매체 스푸트니크 통신 등을 인용해 북한의 군사 분야 당국자들이 이달 중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국제군사기술포럼 ‘군(ARMY) 2024’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가 연례적으로 개최하는 대규모 방위산업 전시회다.

북·러는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군사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방북 직후 공개적으로 북한에 ‘초정밀 무기’ 제공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RFA는 이번 행사에서 북한에 필요한 러시아의 첨단 무기 기술 협력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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